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생리 주기 동안 여러 개의 난포가 자라지만, 이들이 성숙하지 않아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가임기 여성의 약 6~15%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생리 불순, 배란 장애, 불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을 동반한 대사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가 지연될 경우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높으며, 식습관, 운동 부족, 체중 증가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호르몬 불균형, 인슐린 작용 이상, 남성 호르몬 과다 분비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대표적으로는 배란 장애, 남성 호르몬 과다로 인한 증상, 대사 이상이 나타난다. 배란 장애를 겪는 환자의 10명 중 7명은 만성 무배란(무월경)을 동반한다. 무월경은 1년에 월경 횟수가 8회 미만이거나, 35일 이상 간격으로 월경하는 경우를 말한다. 자궁 출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임신을 시도하는 여성은 불임을 호소하기도 한다.
남성 호르몬 과다로 인해 여드름이나 다모증이 생기고, 중년 여성의 경우 탈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중 다모증이 가장 흔하지만, 동양인 발생 빈도는 적은 편이다.
대사 이상과 관련해서는 비만,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이 동반된다. 비만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진단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전체 환자의 약 50~70%가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진단은 체중, 키, 허리둘레 측정을 포함한 신체검사와 생리 불순 여부, 남성 호르몬 수치 확인,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초음파상 난소에 2~9㎜ 크기의 작은 난포가 12개 이상 보이거나, 난소의 부피가 10㎤ 이상이면 해당 기준에 부합한다.
청소년의 경우, 초경 후 몇 년간은 월경 주기가 불규칙할 수 있기 때문에 진단 기준이 다르다. 청소년은 혈액검사에서 남성 호르몬 과다와 함께 다낭성 난소 및 난소 부피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때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진단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대사 이상이 함께 있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당 대사 이상이 있는 경우 메트포르민(metformin) 복용이 인슐린 저항성, 무배란, 남성 호르몬 과다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배란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불규칙한 배란 주기로 불임이 되기 쉬우나 클로미펜이나 레트로졸과 같은 배란 유도제를 사용하거나 배란 유도 주사 등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임신할 수 있다.
의료계와 질병관리청은 무엇보다 체중감량을 위해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체중의 5~10%만 줄여도 배란과 대사 기능이 향상됨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생리 불순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또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만성질환에 해당하기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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