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지난달 25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7일 진행됐다.
이날 합동감식에는 울주군 특별사법경찰관, 울산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등 7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들은 굴암사 사찰에서 100m가량 떨어진 최초 발화지로 추정되는 100㎡에 달하는 화재 현장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발화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서 현장에 남아있는 잔여물이나 증거를 채집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전기 전선의 합선 문제인지도 살펴봤다.
감식에 참여한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발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감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최초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는 총 2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연기가 포착된 시점으로부터 1분여 정도가 지나 작동이 멈춰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외 등산로 진입로 인근의 10개 이상의 CCTV를 조사하는 한편, 주민대상 탐문수사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최초발화지 인근에는 절, 체육시설, 정자 등 시설이 많고 등산객 및 인근 주민 등 유동 인구가 많아 화인 규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용의자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산불 제보자 포상금 지급에 대해서 경찰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최초신고자인 굴암사 총무 오정순 씨(58)는 "아직도 그날만 생각하면 무섭다. 트라우마 때문에…"라고 산불 신고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화장산은 2013년에도 산불의 아픔을 겪었던 곳으로, 이전에도 산불을 경험했던 오 씨는 그날 쉬고 있던 중 CCTV화면에서 연기가 잡히는 것을 보고 즉시 신고부터 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하고 나와 절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이 물을 퍼와 불을 껐다고 했다. 이후 정신을 차려보니 등산객 여럿이 물을 끄는 것을 돕고 있었고, 수상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25일 발생한 화장산 산불은 축구장 88개 규모인 약 63ha의 산림을 불태우고 이틀 만에 진화됐다.
비교적 다른 산불의 경우보다 해발고도가 높지 않았고, 산 내 임도도 잘 가꿔줘 있어 헬기 외 인력 투입이 용이했다.
그러나 산불 인근에는 마을과 대단지 공동주택 등이 밀집해 있어 인명피해 우려 역시 컸다.
울주군은 즉시 긴급재난안전문자와 마을 방송을 통해 조기 대피 명령을 내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2013년에 발생한 언양 화장산 산불은 280ha를 태우고 진화됐었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