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울주군 산불 한달…화마 지나간 상흔은 그대로

인근 마을 주민들 "집 잃은 상실감 여전"
지난달 발생한 온양·언양 산불로 산림 1190㏊ 소실

본문 이미지 - 지난 21일 찾은 울산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신화마을의 한 주택이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다.2025.4.21./뉴스1 김세은 기자
지난 21일 찾은 울산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신화마을의 한 주택이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다.2025.4.21./뉴스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지난달 22일 울산 울주군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한 달을 맞았지만,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는 산불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다.

전날 찾은 울산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신화마을. 산불로 타버린 한 주택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고, 지붕과 외벽 곳곳이 검게 그을려 있다. 주택 내부에서는 매캐한 탄 냄새가 여전히 났다.

집주인 손 모 씨(61)는 이날 잿더미 속에서 고철이라도 찾기 위해 마스크와 목장갑을 끼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삽을 들고 건축자재로 어질러진 집안 곳곳을 분주하게 살폈다.

지난달 언양읍 화장산에서 난 산불이 마을 뒤편 야산까지 번지면서 집 전체가 타버렸다고 한다.

화마가 덮친 야산의 정상 일대는 새카맣게 타서 죽은 나무들이 눈으로 보일 정도로 황량한 모습이다.

손 씨는 “마을이 연기로 가득해서 급하게 대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집이 타는 걸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손 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시에서 제공해 준 LH 공공임대주택에서 지내고 있지만, 삶의 터전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여전히 크다고 전했다.

본문 이미지 - 지난 21일 찾은 울산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신화마을의 한 창고가 불에 탄 모습.2025.4.21./뉴스1 김세은 기자
지난 21일 찾은 울산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신화마을의 한 창고가 불에 탄 모습.2025.4.21./뉴스1 김세은 기자

산불로 창고가 타버렸다는 주민 방 모씨(89)는 “무허가 건물이라 보상이 어렵다고 들었다. 당장 철거할 방법이 없어서 아직 그대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영농철이지만 창고에 보관하던 농기계도 함께 시커멓게 타버려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같은 날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은 숯검정이 된 산을 뒤로한 채 밭을 일구고 있었다.

나무마다 밑동에 검은 재가 남아 있어 불길이 휩쓸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산 곳곳에는 붉은 낯빛으로 시들어가는 나무도 군데군데 보였다.

양달경로당 인근에서 만난 주민 박 모씨(86)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다시 살아가면 되지만 대운산이 예전처럼 복원되려면 30년은 넘게 걸리지 않겠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봄꽃으로 유명한 울산 대운산은 능선길마다 철쭉과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는데, 이번 산불로 일부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운산은 이달 말까지 입산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산림청의 정밀 조사 결과 지난달 울산 울주군 온양읍과 언양읍에서 발생한 산불로 엿새 만에 산림 1190㏊가 소실됐다.

울주군이 진행한 산불 피해조사에 따르면 주택 2동, 사찰 1동, 농업 시설 및 농작물 108건, 축사 시설 5건, 산림 작물 41건으로 확인됐다.

본문 이미지 - 지난 21일 찾은 울산 울주군 온양읍 일대 야산이 불에 탄 모습.2025.4.21./뉴스1 김세은 기자
지난 21일 찾은 울산 울주군 온양읍 일대 야산이 불에 탄 모습.2025.4.21./뉴스1 김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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