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뉴스1) 임충식 강교현 장수인 기자 =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4일 오전 11시 22분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발언이 나오자 전주 객사에 모인 시민들이 일제히 “우리가 이겼다”면서 환호했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함성을 지르면서 기쁨을 표현했다. 눈물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
대학생 이미진 씨(23)는 "인용이 될 것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선고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이 됐다“면서 ”다행히 예상대로 파면이 됐다. 오늘은 두 발을 뻗고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 모 씨(37)는 "민주주의의 승리다. 드디어 대한민국이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며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이 파면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라도 정상화가 이뤄졌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임모 씨(46)는 “계엄 이후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비상식적인 상황들이 이어졌다. 이를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면서 “늦었지만 헌법재판소가 올바른 판단을 해줘 감사하다. 오늘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빠르게 정상화 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란 동조세력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모 씨(62)는 "헌재가 계엄이라는 잘못된 권력을 휘두른 윤석열을 끌어내렸다"며 "탄핵이 끝이 아니다. 이제는 윤석열과 계엄을 일으킨 공범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모 씨(31)는 "헌재의 당연하고 상식적인 결정을 이렇게 기뻐할 줄 몰랐다. 이제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국민을 위하고 때로는 두려워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을 도왔던 내란 세력 척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간 전주역 대합실에서 숨죽이며 TV를 시청하던 시민들도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일부 시민들은 탄핵 발표 후에도 TV 앞에서 떠나지 않고 뉴스를 경청했다.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탄핵 인용을 알리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송 모 씨(55·여)는 "윤석열이 사라졌다. 헌재가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면서 "최근 나라에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는데 오늘을 계기로 좋은 일들만 펼쳐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하성 씨(41)는 "이제야 안심이 된다.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갈라진 국민 갈등을 봉합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직장인 이 모 씨(40)는 “국민에게 총칼을 겨눴던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제는 헌재 판결에 승복하고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두 명의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남 모 씨(48)는 "아이들에게 사회가 분열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른으로써 부끄러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이번 판결에 모두가 승복하고 화합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자녀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122일,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지 111일, 2월 25일 탄핵 심판 변론 종결 후 38일 만이다.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되고 이날부터 60일 안에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