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하게 비행기 타요"…제주공항 뒤흔든 환호[尹탄핵인용]

국내선 출발장 텔레비전 앞 북새통…"보고가서 다행"
도민 300여 명 제주시청 앞서 환호성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에서 관광객과 도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TV 생중계를 지켜보다 파면이 결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에서 관광객과 도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TV 생중계를 지켜보다 파면이 결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홍수영 기자 = 4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시작 직전 제주국제공항 2층 국내선 출발장 내 항공기 출발 현황을 알리는 텔레비전 하나가 잠시 뉴스 채널로 변경됐다.

오메기떡, 감귤 등 제주 기념품과 캐리어, 비행기표를 양손에 쥔 관광객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탄핵 선고가 시작되자 텔레비전 앞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붐볐다. 앞쪽 사람들에 가려 생중계 화면이 보이지 않자 급히 유튜브를 트는 관광객들도 있었다.

지나던 외국인 여행객들도 신기한 광경이라는 듯 발길을 멈추고 카메라를 들었다. 제주로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들도 바닥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고 생중계를 시청했다.

윤 대통령이 헌법 절차를 위반했다고 판단하는 등 분위기가 탄핵 인용 쪽으로 기울자 관광객들은 손뼉을 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고개를 저으며 헌재 판단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들도 일부 눈에 띄었다.

본문 이미지 -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에서 관광객과 도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에서 관광객과 도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오전 11시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낭독하기 직전 언제나 활기를 띠는 공항이 일순간 조용해지더니 곧 바닥이 울릴 정도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텔레비전 앞뿐 아니라 2층 전체에서 파도타기처럼 환호가 번졌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만장일치다!" "이제 홀가분하게 집에 가자"고 외치며 두 팔을 번쩍 들고 만세삼창을 외치기도 했다.

관광객들은 "방금 소름 돋았다", "(탄핵 인용) 보고 비행기 타서 다행이다"라고 말하며 캐리어를 끌고 탑승 게이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모 씨(29)는 "사실 직전까지도 기각될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이렇게 탄핵이 되는 걸 보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며 "아직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것 같아 벅차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4일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다 파면이 선고되자 환호하고 있다.2025.4.4/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4일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다 파면이 선고되자 환호하고 있다.2025.4.4/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같은 시각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시청 앞에서는 도민 3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도로변에 설치된 스크린 앞에 모였다.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되자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머리 희끗한 남성들은 서로 부둥켜안았고, 친구들과 시청 앞을 찾은 대학생들은 눈물을 흘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부르고 제자리에서 껑충껑충 뛰는 사람도 있었다.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던 시민 A 씨는 "너무 당연한 건데 그동안 당연하지 못했던 거 같아서, 선고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다"며 "마음 졸였던 모든 게 떠올라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시국선언에 동참했던 제주대학교 학생들도 광장으로 나와 기쁨을 나눴다. 이들은 "선배들이 지켜온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선고가 끝난 후 시청 앞에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졌다. 시민들은 함께 춤을 추거나 탄핵 찬성 손카드를 흔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제주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지 않아 우려하던 찬반 단체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에 선고를 시작해 22분 동안 선고 내용을 낭독하고 11시 22분에 윤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했다. 이는 12·3 비상계엄 선포 후 122일 만이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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