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1) 조민주 이재규 윤원진 남승렬 이수민 오현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전국 각지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울산시 중구 병영순교성지성당에선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소식이 알려진 이후 첫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100여 명의 가톨릭 신자가 미사에 참여했다.
미사를 집전한 손영배 미카엘 신부는 강론에 앞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아버지 같은 품으로 넉넉하게 안아주셨던 교황께 주님의 자비를 청한다"고 기도했다.
손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에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특별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전쟁이 일어나는 곳에 끊임 없이 화해와 평화를 요청했던 모습이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가톨릭 신자인 김선주 씨(52·여)는 "선종 소식을 듣고 믿어지지가 않았다"며 "교황의 마지막 길을 애도하기 위한 마음으로 미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께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오셨다"며 "주님의 평화와 축복 속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2014년 방한 때 교황이 찾았던 세종과 충북지역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교황이 방문했던 대전가톨릭대는 명칭은 대전이지만 세종 전의면에 자리하고 있다. 또 세종에는 교황의 이름을 딴 성 프란치스코 성당이 있다.
이 성당은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승격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14년 1월 조치원본당 금남본소에서 세종본당으로 승격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북 음성의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도 방문했다. 꽃동네는 거지 성자로 불리는 고 최귀동 할아버지의 박애 정신을 이어받아 무극성당 오웅진 신부가 1976년 설립한 사회복지기관이다.
교황은 꽃동네 희망의 집을 찾아 100여 명의 꽃동네 입소자와 일일이 포옹하며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실천했다.
교황 방문 당시 교황에게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말을 들은 중증 뇌성마비 환자 오요한 씨(38)는 11년이나 지난 아직도 중환자실에서 하루도 빼지 않고 기도하고 있다.
꽃동네는 이날 오전 미사를 열어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도했다. 수도자 등 100여 명이 모여 프란치스코 교황의 안식을 기도했다.
천주교 청주교구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내덕동의 주교좌 성당에서 추모 일정을 이어가기로 했다.
청주교구장 김종강 신부는 "교황님은 지상의 교회를 성실하게 이끌어 오시며 언제나 약한 이들과 고통 중에 있는 이를 위한 사랑을 잊지 않으셨다"며 "온 교회가 그분의 영원한 안식을 조용히 기도한다"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대구에서는 교황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마련되고 추모 미사가 열린다.
분향소는 주교좌 계산대 성당과 범어 대성당, 월성성당(3대리구), 죽도 성당(4대리구), 원평성당(5대리구)에 설치되며 교황의 장례미사 때까지 운영된다.
추모 미사는 23일 오후 7시 30분 주교좌 계산대 성당에서 조 대주교가 집전한다. 이어 24일 오전 10시 30분 주교좌 범어 대성당에서 교구 총대리 장신호 주교가 집전하는 추모 미사가 진행된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하는 내용의 인터넷 배너를 홈페이지 화면에 올려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대구지역 신자 임현경 씨(39)는 전날 오후 교황 선종 소식이 전해지자 "평화와 화합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빈다"며 "그의 희생적 삶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기정 시장은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한평생 고통받는 이들의 친구이자 평화의 사도였던 교황께서는 위안부 피해자와 용산참사 피해자, 세월호 유가족의 손을 잡아주셨고 '그들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김영록 지사도 게시물을 통해 "인류의 위대한 영적 등불이셨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하느님 곁으로 돌아가셨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온 전남도민과 함께 깊이 애도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장 약한 이들을 먼저 돌보고 평화와 사랑을 실천하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 전남도는 교황님의 고귀한 유산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을 애도하는 추모 미사가 열린다.
천주교 제주교구에 따르면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화북성당, 주교좌 중앙성당, 서귀복자성당, 한림성당 등 4개 성당에서 지구별 추모미사가 거행된다. 미사 후에는 위령기도가 이어진다. 분향소는 23일부터 25일까지 제주교구 주교좌 성당인 중앙성당에 설치된다.
주교좌 중앙성당 측은 "약자들과 세상을 위한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걸어오신 길은 전세계 인류의 마음에 깊게 오래오래 간직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교황청은 전날(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로 선종했다고 밝혔다.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부터 기관지염을 앓다가 폐렴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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