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산불 코앞 노인들 '구조 SOS'…경찰 "119로" 공무원 "모르겠다"

대피 인원·문화재 피해·사망자 등 피해 집계도 못해
시 관계자 "인명 피해 최소화에 행정력 집중 투입"

의성 산불 나흘째인 25일 오후 경북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에 강풍이 불어 주변 산이 화염에 휩싸인 가운데 소방관계자들이 대피 명령이 내려진 마을 곳곳을 순찰하고 있다. 2025.3.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의성 산불 나흘째인 25일 오후 경북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에 강풍이 불어 주변 산이 화염에 휩싸인 가운데 소방관계자들이 대피 명령이 내려진 마을 곳곳을 순찰하고 있다. 2025.3.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안동=뉴스1) 이성덕 기자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닷새째 안동과 청송, 영양, 포항, 영덕 일대를 위협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주민 대피 인원수, 문화재 피해 규모, 사망자 수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경북 북부권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날 의성에서 산을 타고 넘어온 불이 안동 시내까지 확산하자 공무원들은 집 안에 남아 있는 주민들을 데리고 나오는 강제 집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안동에서 화재 피해가 가장 컸던 마을 중 한 곳인 화계2리에 거주하는 임 모 씨는 거동이 불편해 집 밖으로 못 나오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 공무원은 "119에 신고하는 게 빠르다", 행정 공무원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 서로에게 일을 떠넘기는 모습만 보였다.

전날 일 최대 순간풍속이 8m의 서풍이 불면서 지원된 헬기 3대조차 띄우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안동시는 진화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동네에 사이렌만 울리면서 "대피하라"는 안내만 했다.

안동시 문화재 소실도 적지 않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유명한 만휴정을 지키기 위해 공무원들이 살수 작업을 하면서 버텼지만 불길이 코 앞까지 번지자 이들은 현장을 벗어났다.

주민에 따르면 불길은 만휴정을 휩쓸고 지나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안동시 직원들은 확인조차 못 하고 있다.

경북 북부권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지만 몇 분 단위로 재난 문자만 발송할 뿐 멀리 떨어진 대피소에 있는 노인들에게 지속해서 식량을 공급하거나 세심한 돌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안동시 한 관계자는 "피해가 막대해 집계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피에 행정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고 말했다.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으로 사망자는 안동 2명·청송 3명·영양5·영덕6 등 1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psyduck@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