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한화엔진(082740)이 연초부터 7000억 원대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2년 연속 수주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하면서 선박의 핵심 부품인 엔진을 먼저 확보하려는 조선사의 계약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31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엔진의 올해 예상 수주 금액은 1조 75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던 2024년(1조 6500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한화엔진은 지난해 2월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한화임팩트가 선박용 저속엔진 세계 2위 기업인 HSD엔진을 2269억 원에 인수하고 최대주주(32.77%) 지위를 확보했다. 한화그룹 내 조선업 밸류체인을 갖추고 선박 원가의 10∼15%를 차지하는 엔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투자였다.
한화엔진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일감을 대거 확보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 △한화오션(042660) △New Times Shipbuilding Co. Ltd. △China Merchants Heavy Industries (Jiangsu) Co., LTD. 등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도 대형 수주를 확보하면서 2년 연속 실적 경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달 아시아 기업과 6292억 원의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삼성중공업(836억 원)에 추가로 엔진을 공급하기로 했다. 두 계약 금액은 올해 수주 추정 금액의 40.1%에 달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선박엔진 신규 수주 금액은 국내 고객사의 전망을 고려하면 가능한 수치"라며 "수주 추정치를 달성하면 2028년 매출까지 확정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화엔진의 실적 역시 조선업 호황을 업고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012년 이후 12년 만에 1조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19.5% 증가한 715억 원이다.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담당하는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납품이 늘어난 때문이다.
특히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94%로 전년(1.01%)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친환경 선박에 필요한 DF(Duel Fuel·이중연료) 엔진이 실적에 대거 반영됐기 때문이다. DF엔진은 디젤과 가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개념이다. 기술 난도가 높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증권업계에선 한화엔진이 대량의 수주 잔고 효과로 당분간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은 10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연말 수주 잔고는 전년 대비 21.7% 증가한 3조 7030억 원으로 추정된다.
엔진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이중연료 엔진을 국내에 의존하고 있다"며 "글로벌 조선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발 발주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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