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내릴 때인데 환율이…" 금리 동결 전 머리 싸맨 금통위

경제 펀더멘털 초과하는 高환율에 동결 버튼 누른 금통위
악화일로 국내경기에 끝까지 고심…"경기만 보면 내렸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내린 새해 첫 결정은 기준금리 '동결'이었지만,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고심했던 분위기가 역력하다.

수출 둔화와 내수 회복 지연을 겪는 국내 경기만 생각하면 인하가 합당한 결론이지만, 국내외 상황에 고삐 풀린 환율이 운신의 폭을 좁혔기 때문이다.

16일 한은 금통위는 새해 첫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00%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의 주된 이유는 바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환율이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400원 내외였으나, 12·3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1430원을 가볍게 넘겼다. 이후 국내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강(强)달러 현상이 겹치며 1450~1470원대에 고착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에 대해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나 미국과의 경제 격차 등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미 금리차 확대로 고환율 현상이 심화하며 물가 불안과 금융 안정 저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총재는 "만일 환율이 1470원대로 오른 채 유지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예측했던 1.9%보다 0.15%포인트(p) 올라 2.05%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1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1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금통위는 이번 동결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 부진에 내수 침체가 겹친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를 내려 경기 회복을 뒷받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성장률은 작년 11월 전망치인 1.9%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날 표면적으로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낸 금융통화위원은 6명(이창용 한은 총재 제외) 중 신성환 위원 1명뿐이었으나, 회의 과정에서 환율과 국내 경기의 상충 관계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이 총재는 "최종 결론은 5명(동결) 대 1(인하)명이었지만 숫자가 보여주는 것보다는 훨씬 더 의견이 다양한 의견이 많았다"며 "모든 금통위원이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금통위원 6명 전원은 3개월 내 전망을 보여주는 포워드가이던스에서 향후 3개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인하 사이클은 계속 지속될 것"이라며 "한은이 금리를 동결시키기 때문에 경기 하방 요인을 신경 안 쓰는 것 아닌가 하는데 억울한 면이 있다. 경기에 대해 저희가 당연히 고려하고 있지만 그 조정 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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