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뉴스1) 이상철 기자 = 수많은 '연아 키즈'가 그렇듯,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김채연(수리고) 역시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전설 김연아를 동경하며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그리고 그는 은반 위에서 화려한 연기를 펼치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금도 김연아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으나 그래도 김채연은 의미 있는 한 발짝을 내디뎠다고 기뻐했다.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채연은 14일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차준환(고려대)과 함께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귀국했다.
김채연은 "메달 획득을 목표로 동계 아시안게임에 임했으나 솔직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하얼빈에 도착한 뒤에는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했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며 준비한 걸 다 펼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여기에 금메달까지 받아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데, 이렇게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김채연은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에서 최종 219.44점을 기록,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차지한 사카모토 가오리(211.09점·일본)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불어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 피겨의 높은 경쟁력을 알렸다. 여자 싱글은 2017 삿포로 대회의 최다빈에 이어 김채연이 금메달을 수집했고, 여기에 차준환도 사상 처음으로 남자 싱글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차준환과 함께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쓴 김채연은 "(차)준환 오빠가 정말 멋진 무대를 보여줬다. 나도 준환 오빠처럼 좋은 연기를 펼치고 싶어 열심히 했다. 같이 금메달을 따게 돼서 기쁘다"고 전했다.
한국 피겨는 김연아가 은퇴한 뒤 잠재력 있는 연아 키즈들이 등장했지만, 확실하게 앞으로 치고 나가는 선수는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채연이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김채연은 "어릴 때부터 김연아 선배처럼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 발짝을 더 다가간 것 같아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큰 자신감을 얻은 김채연은 꿈도 더 커졌다. 그는 "내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지금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메달까지 따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 펼칠 수 있는 기술의 퀄리티를 더 높여야 한다. 부족한 부분도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해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채연은 "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조금 긴장도 된다. 그래도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대회인 만큼 그 무대에 선다는 걸 기대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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