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 러시아 출신 귀화선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전남체육회)가 "새 역사를 쓸 기회를 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친 압바꾸모바는 15일 한국 선수단 본진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압바꾸모바는 하얼빈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 11일 여자 7.5㎞ 스프린트에서 22분45초4의 기록으로 깜짝 우승을 차지,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어 13일 여자 4X6㎞ 계주에서는 동료들과 힘을 모아 은메달을 땄다.
직전 대회까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 멀티 메달을 획득한 한국 바이애슬론 선수는 없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특별 귀화로 태극마크를 단 압바꾸모바는 한국 바이애슬론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압바꾸모바는 귀국 후 진행한 선수단 환영 행사에서도 '스타'였다.
그는 컬링 김민지(경기도청)와 함께 태극기를 들고 행사에 입장했다. 이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았고,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과는 나란히 메달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행사 종료 후 압바꾸모바는 "특별 귀화한 뒤 이 금메달을 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하얼빈에 도착했을 때부터 목표는 오로지 금메달이었다. 그 꿈을 이뤄 이렇게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굉장히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상대 맨 위에 올라 애국가를 들었을 때 머릿속으로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지나갔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걸 보상받는다고 느꼈다. 또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며 웃었다.
러시아 선수로 활동하던 압바꾸모바는 2016년 특별 귀화를 제안받았고, 1년 뒤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압바꾸모바는 "한국으로부터 올림픽, 국제바이애슬론연맹(ISU) 주관 국제대회 참가 등 좋은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특별 귀화를 택했다"며 "한국에서는 바이애슬론이 비인기 종목이다. 내가 보다 바이애슬론을 알리고 싶다는 의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그 기회를 준 한국 덕분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압바꾸모바는 태극마크를 달고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는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개인전에서 한국 바이애슬론 최고 성적인 16위에 올랐지만,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인전에서는 73위에 그쳤다.

세 번째 올림픽이 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압바꾸모바에게 큰 자신감을 줬다.
압바꾸모바는 "쉽지는 않겠으나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다"며 "재정 등 산적한 문제가 있는데,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지원이 확대돼 개선된 환경에서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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