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길고양이를 돌보던 한 가게 사장이 어미 고양이의 특별한 부탁을 알아채고 묘수를 발휘한 영상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6일 충북 청주에서 골프샵을 운영하는 김모 씨에 따르면 지난해 봄, 가게 앞을 서성이며 유심히 가게를 관찰하는 길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평소 길고양이를 챙겨오던 김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고양이의 속내를 알게 됐다. 가게 앞에 마련해 둔 길고양이용 공간에서 새끼를 낳았던 것이다.
김 씨는 "바로 전에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수술을 구청에 신청했지만, 이미 임신한 상태라 수술을 할 수 없었다"며 "경계심이 강하던 녀석이 자꾸 찾아와 곁을 내준 이유가 집사를 간택하려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이어서인지, 어미 고양이는 얼마 뒤 새끼들을 알 수 없는 곳으로 옮겼다. 자신이 먹을 밥이 있는데도 여전히 가게를 찾아와 밥을 기다리는 모습에서 김 씨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가져다주려 한다는 걸 깨달았다.
새끼들이 젖을 뗄 시기가 됐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가벼운 종이컵 바구니를 만들어 습식 사료를 넣어주면 어떨까 싶어 시도해봤죠

결과는 놀라웠다. 어미 고양이는 김 씨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바구니 손잡이를 입에 물고 뒤뚱뒤뚱 걸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영상 속에서 김 씨는 "내일 올 때 바구니 다시 갖고 와라. 그거 만들 때 힘들다"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해 보는 이들에게 훈훈한 웃음을 안겼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바구니 물고 가는 게 동화 같다", "가게도 대박 나시길!", "고양이들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센스 있는 사장님도 대박, 그걸 알고 잘 물어가는 고양이도 대박" 등의 반응을 보이며 700여 개의 댓글로 응원을 보냈다.
김 씨는 이후 새끼들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내 밥을 챙겨줬으며, 다행히 어미 고양이와 새끼 5마리 모두 고양이를 사랑하는 지인에게 입양됐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영상을 보고 따뜻한 덕담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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