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부겸 "이재명 사과해야…수도권 집중 해체 개헌 시급"

"혁신당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 국민 신뢰 얻을 좋은 기회"
"김대중·노무현도 유연성 발휘…李 우클릭 행보에 시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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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박재하 임세원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이재명(비명)계 검찰 결탁 의심' 발언과 관련해 이번 발언은 지난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됐던 분들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대선을 앞둔 당의 대표가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총리는 또한 개헌과 관련해 제왕적 대통령제에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수도권 집중 해체를 위한 개헌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기 대선 국면이 펼쳐질 경우 경선을 준비 중이라며 "국민통합이 돼야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만큼 나는 통합에 대한 말을 줄기차게 할 작정"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이 대표가 통합 행보에 집중하던 와중에 '체포동의안 발언'이 나왔다

▶나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우선 검찰하고 사전에 짰다는 의혹은 정치인한테 치명적이다. 증거는 없지만 심증이 있다고 했는데 대선을 앞둔 당의 대표가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하냐. 당사자들한테는, 특히 지난 총선 때 공천에서 배제됐던 분들한테는 심대한 명예훼손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말 여기저기 힘들을 다 모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발언을 하면 이 대표의 진의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당사자들이 어느 정도 납득이 되게끔 상세하게 설명하고 필요하면 유감 표시도 해서 사태를 수습해 줬으면 한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지난 총선 공천 과정을 반추해 보면 어떤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는 공천이 이미 대부분 끝난 상황이었다. 당시에는 박용진 전 의원 건을 포함해 한두 건만 남은 상황이라 사실상 사태를 수습하러 간 것이다. 그래서 공천 탈락한 의원들 위로하고 공천받은 후보를 위해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는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상처받은 많은 사람을 추스르고 안고 가야 할 책임은 대표에게 있다.

-이 대표가 지난번 회동서 어떤 역할을 제시한 것이 있나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회동 당시 현안이 됐던 것은 2가지다. 하나는 개헌이다. 나는 개헌에 관해서 이제 이 대표도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고, 이 대표는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는 초점이 흐려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지금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를 했다. 그다음에는 당내 화합 문제다. 이 문제는 이 대표가 구체적인 어떤 프로그램이라든지 혹은 내용을 준비해야 할 텐데 그 자리에 앉아서 특정 역할을 맡아달라 하는 제안은 없었다.

본문 이미지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7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5.2.7/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7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5.2.7/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당내 이재명 대표 지지가 압도적이라 조기 대선을 위한 경선이 치러진다면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

▶조국혁신당에서 며칠 전에 범야권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했는데 민주당 지도부도 이제 고민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으로 경선을 치를 경우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우리들의 저력을 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관심도 많이 받을 것이고 민주당도 대의를 위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놨다는 측면에서 국민적 신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재명 대표는 선뜻 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작아 보이는데

▶함부로 예단할 수는 없다.

-여론조사를 볼 때 민주당 압승을 낙관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연하다. 우리나라 정치 지형은 늘 얘기하지만 51대 49로 팽팽하다. 역대 대선에서 50만 표, 100만 표 이내의 승부가 얼마나 많았나.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대선은 전국이 하나의 선거구인 만큼 조그만 구실만 있으면 팽팽한 국면이 복원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출범할 정부는 민주당과 함께 탄핵에 찬성했던 여러 세력을 함께 묶어야 지지 기반이 튼튼히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래야 사회 개혁을 하든 뭘 하든 힘이 실릴 수 있다.

-대선이 열리면 경선에 나갈 건가.

▶전제하면 안 되지만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 외 김경수, 김동연 등과 단일화 얘기 나누고 있나.

▶아직 너무 이르다. 지금 저희는 각자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비전도 내놓은 것이 없다. 어쨌든 그런 과정이 있고 난 뒤에 당내에서 경쟁했을 때 이야기해야지 당장 누구에게 반대하기 위해서 모이자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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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에 대한 생각은

▶이번에 적어도 대통령 한 사람이 계엄을 해서 나라를 나락으로 빠뜨리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된다. 여기서 핵심이 제왕적 대통령제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을 분산해야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 같다. 그다음으로는 우리가 언제까지 서울 수도권 공화국으로 살아갈 수 없다. 우리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들어선 지 10년이 됐지만 도약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가 수도권 밀집 때문이다. 광역단위로 크게 나눠 연방제에 준하는 권한을 줘야 한다.

-현재 국면에서 꼭 개헌을 해야 하냐는 반론도 있는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 말고 다들 개헌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만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내란 종식 때까지는 이야기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개헌 이외에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갈등의 공화국을 공존의 공화국으로 바꾸고 국민 통합을 통해 미래로 나가자 하는 이야기를 줄기차게 할 것이다. 예전에는 지역에만 국한됐지만 이제는 세대, 빈부, 젠더 등 다양한 곳에서 갈등이 큰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이미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은 넘사벽이 됐다. 그런 점에서 절박하고 어떻게든 이 내전 상태를 빨리 끝내야 한다. 국민통합이 돼야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만큼 나는 통합에 대한 말을 줄기차게 할 작정이다.

-이 대표의 '우클릭'은 김 전 총리와 큰 흐름에서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도 유연성을 발휘했다. 국민들이 답답해하는 문제를 풀어가는 데 이념적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분들의 생각이었다. 과거에 그분들이 국정 운영도 그렇게 했고, 후보 시절에도 보면 유연성을 많이 발휘했다. 따라서 이 대표의 행보 자체를 시비 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표의 상속세 완화 주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상속세 제도는 부모가 이룬 부를 그대로 여과 없이 자식에게 대물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리끼리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보통 중산층이 노력해서 얻은 것에 상속세를 과하게 물리면 그 집에 못 산다. 법의 기준 자체가 벌써 20년 전이고 물가 수준 등을 따져보면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을 어느 정도 감안해 그 기준을 올리자는 것은 타당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상속세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세 논의는 재정 문제가 엮여 있는데

▶세금에서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3분야가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다. 상속세 같은 경우 1년에 한 10조에서 15조 사이 정도밖에 안 될 거다. 그렇기 때문에 세수 관련해서는 한 건, 한 건 보기보다는 체계 전체에 대해서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국민들이 세금 부담을 했을 때 현재 유지하는 복지 체제가 지속 가능한가, 또 이 복지 체계 중 일정 부분에 빈틈이 있다면 어떻게 메꿔야 하는가 등의 부분들이 함께 검토되는 것이 제일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1958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1987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70~80년대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1988년 정계에 입문해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군포시에 출마해 처음 당선된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소속이었으나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한다. 이후 군포에서 연속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오른다.

2012년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우며 현역인 군포지역을 떠나 고향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다. 이후 대구에서 국회의원과 대구시장에 잇따라 출마하지만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선한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62.3% 득표율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크게 누르고 당선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에서 당선된 유일한 정치인이다. 2016년 탄핵 정국 이후 대선 경선에 출마했으나 중도하차하고 문재인 후보를 도왔다. 이후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뒤 잠시 정치권에서 떠났으나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했다. 이 선거에서 민주당은 175석(더불어민주연합 포함)을 얻으며 압승한다.

인터뷰=최경환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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