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소은 한상희 박기현 손승환 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에 나선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속해 '죽음의 조'로 불렸던 B조 토론회가 고성은 없었으나 민감한 질문이 오가며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토론회 초반 한동훈·홍준표 후보는 "사이가 좋다" "앞으로도 좋을 것"이라고 서로 덕담을 건넸지만, 홍 후보가 한 후보의 키높이 구두 등을 지적하며 분위기가 얼어붙기도 했다. 나경원·이철우 후보도 한 후보가 내란몰이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선동했다며 질타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유연하게 넘기려는 태도를 지켰으나 홍 후보가 신체에 관한 질문을 하자 "유치하시다"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B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시작 전부터 각 후보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간단한 악수를 나눈 뒤 사담을 나누는 스킨십 없이 준비한 자료들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대기했다.
토론회 초입은 긴장된 분위기를 풀기 위해 각 후보자별 MBTI(성격유형지표) 공개가 진행됐다.
B조 첫 주자로 나선 이철우 후보의 MBTI는 'ESFJ'(사교적인 외교관)였다. 나경원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 같은 'ENFJ'(정의로운 해결사)로 나타났다.
홍준표 후보의 MBTI는 ESTJ(엄격한 관리자)로, 한동훈 후보의 MBTI는 ENTJ(대담한 통솔자)로 나타났다.
한편 전날 토론에 나선 김문수·안철수·유정복 후보의 MBTI는 ENTJ였다. 양향자 후보만 ENFJ로 나타났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어진 선택지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밸런스게임도 진행됐다. 후보들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 바퀴벌레, 자동차 바퀴 중 어느 것을 고를 것인가'라는 질문 중 하나를 골랐다.
'바퀴벌레'를 택한 한동훈 후보는 "(사물보다는) 사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홍준표 후보는 "둘 다 싫다"며 "다시 그런 걸로 태어나긴 싫다. 다시 태어날 일도 없다. 그러니까 둘 다 싫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 후보도 "별로 답변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이철우 후보는 "바퀴벌레들보단 자동차 바퀴가 세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둘 중 한 사람을 반드시 변호사로 선임해야 한다면 검사사칭범과 입시비리범 중 누굴 선택하겠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 후보는 "1번은 이재명을 얘기하는 것 같고 2번 조국을 얘기하는 것 같다"며 "둘 다 필요없지만 한사람 감방 가 있으니까 변호사로 쓸 수가 없다"고 했고, 한 후보도 "2번이신 분은 이미 안에 계신다. 그분이 변호를 하실 순 없다"고 했다.
나 후보는 "검사사칭범은 사람 속이는 건 아주 능한것 같다"며 "이재명에게 한마디 한다. 성장 얘기할 거면 반도체특별법 통과시키라고. 민노총 눈치 보느라고 아무것도 못하면서 무슨 성장인가"라고 했다.
홍 후보는 "아까 얘기했다. 난 둘 다 하기 싫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 전반적으로는 큰 언쟁 없이 흘러갔다. 한동훈 후보가 처음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신경전을 시작할 때도 홍준표·나경원·이철우 후보와 논쟁이 길게 이어지진 않았다.
분위기는 이후 홍 후보의 토론 시간이 주어지며 얼어붙었다.
홍 후보는 한 후보를 두고 "내가 정치 대선배다. 어떤 말씀 묻더라도 고깝게 듣지 마시고 앞으로 정치 계속해야 하니까 편하게 답변 달라"며 "청년들이 물어달라는데 키도 큰데 왜 키높이 구두를 신냐"고 했다.
한 후보는 "청년이 아니신 것 같다"고 받아쳤고, 홍 후보는 "그다음에 생머리냐, 보정속옷 입었느냐 이 질문도 유치해서 안 하겠다"고 거듭 물었다.
한 후보는 "유치하시다"라고 답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