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1:1 밀착케어'하는 北 가이드…통제 심해진 북한 관광

대부분 20대 젊은 여성의 북한 가이드들…영어도 능숙
주민 접촉 통제하며 북한에 대한 질문엔 '김정은 찬양'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가이드하는 북한 여성의 모습 (출처 유튜브 채널 'Matt and Julia')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가이드하는 북한 여성의 모습 (출처 유튜브 채널 'Matt and Julia')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가이드로부터 북한 주민들을 방해하거나 그들에게 대화를 강요하지 말라고 들었습니다. 그들이 대화를 원하면 먼저 다가올 테니 존중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러시아 여행 유튜버)

최근 북한 여행을 다녀온 외국인들의 후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속속 올라오는 가운데, 관광객들을 통솔하는 가이드의 역할이 눈에 띈다. 가이드들은 웃으며 여행객들을 친절하게 응대하면서도, 외부인과 북한 주민들의 접촉을 통제하고 내부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는 등 철저히 '교육'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8일 구독자 약 28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Matt and Julia'에는 '북한(그들은 당신이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국인·러시아인 부부 매트와 줄리는 지난 6일 평양국제마라톤대회가 포함된 평양 관광코스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영상 내내 자신들 옆을 지키는 북한 가이드와 소통했다. 장소를 옮길 때마다 가이드는 조금씩 바뀌었지만, 모두 20대로 추정되는 젊은 북한 여성이었으며 영어에 매우 능숙한 모습이었다.

가이드는 평양 지하철의 티켓 가격 등 관광객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답해 주고, 지하철 내 비치된 북한 기관지 노동신문의 내용을 해석해 주기도 했다. 줄리는 "내가 여행 첫날 좋아한다고 말한 음식이나 장소 등을 가이드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면서 "매우 세심하고 다정해 놀랐다"고 밝혔다.

본문 이미지 - 외국인 여행객들이 평양 지하철 역사에 진입하자 북한 주민들이 일제히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유튜브 채널 'Matt and Julia')
외국인 여행객들이 평양 지하철 역사에 진입하자 북한 주민들이 일제히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유튜브 채널 'Matt and Julia')

그러나 가이드는 관광객과 북한 주민들의 접촉만큼은 철저히 통제하는 분위기였다. 줄리는 가이드로부터 '지역 주민들에게 섣불리 다가가지 말 것'을 사전에 주의받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상 속 북한 주민들은 카메라를 든 외국인 관광객들을 매우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여행객들이 지하철 역에 들어서자 주민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들에게 집중됐다.

매트는 당황한듯 웃음을 지으며 "이들이 5년만에 외국인을 마주해 압도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관심을 끌지 않으며 최대한 균형있게 촬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이름을 '혜연'이라고 소개한 한 가이드는 북한이 좋은 이유를 묻는 관광객 질문에 "우리 리더(leader)가 사람들을 위해 만든 자랑스러운 건물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기 위해서다" "나는 그를 생각하기만 해도 눈물이 난다"고 답하는 등 최고지도자를 치켜세우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본문 이미지 - 외국인 관광객들이 묻는 질문에 대답하는 북한 여성 가이드들의 모습 (출처 유튜브 채널 'Matt and Julia')
외국인 관광객들이 묻는 질문에 대답하는 북한 여성 가이드들의 모습 (출처 유튜브 채널 'Matt and Julia')

북한은 외국인 관광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가이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전면 봉쇄했던 북한은 올해 초 외국인 단체 관광을 약 5년 만에 재개했다. 팬데믹 상황이 잠잠해지자 다시 외화벌이에 나선 것인데, 정작 외부인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경계심이나 관광객을 통한 정보 유출 문제 등 여러 부작용은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북한은 지난 2월 시작된 나선 지역 관광을 3주 만에 돌연 중단했는데, 이는 해외여행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북한의 적나라한 모습과 민감한 정보가 밖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당국이 당황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후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이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달 북한 전문여행사 고려투어스는 "현지인을 촬영할 때는 항상 가이드와 현지인에게 먼저 촬영 허락을 받아야 한다"거나 "북한 관련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조롱, 왜곡, 무시하는 내용은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북한은 오는 6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장을 앞둔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도 이들을 관리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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