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딸 주애를 데리고 북한 최초의 '컴퓨터 오락관'(PC방)을 둘러본 것은 청년층의 민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는 북한 당국이 내세우는 '반동사상 배격 기조'와는 상충하는 것으로, 청년들의 민심을 잡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김 총비서가 딸과 함께 지난 3일 평양시 화성지구 3단계 중요 봉사시설 건설 현장을 지도한 것을 두고 "3개월 만에 딸을 동반해 컴퓨터 오락관이라는 새 시설을 둘러보며 청년층의 호응을 기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PC방이 남한에서 생겨난 특유의 문화임을 언급하며 "북한 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청년 반동 사상·문화 배격' 기조와 상충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청년층의 사상 이완이 체제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지 않도록 외부 문물의 유입을 경계 및 단속하는 데 집중해 왔다. 지난 2021년 채택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물론 '청년교양보장법'(2021년 제정), '평양문화어보호법'(2023년 제정)은 청년들의 사상 통제를 강화하고 외부 문물을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북한의 딜레마는 청년층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간 북한에 존재하지 않았던 문화적 요소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발생한다. 이는 외부의 문화를 정책에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부 문물 유입을 단속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도 크다는 것이다. 북한이 외부의 문화적 요소를 단속하면서도 일부는 자신들의 정책적 기조를 반영해 '양성화'하는 이유기도 하다.
노동신문이 지난 2020년 5월 "우리 인민은 적대세력들의 악랄한 책동 속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으며 주변 세계를 다 목격하고 들을 것도 다 들었다"라고 밝혔을 때가 북한 당국이 외부 문물에 대한 일부 기조 변화를 결심한 시점으로 분석된다.
김 총비서가 전국 각지의 살림집 건설에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스스로도 살림집 건설 현장을 자주 찾는 것 역시 '현대적 문물'을 인민들이 누리게 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새 살림집 지구에서 지하주차장 및 화려한 인테리어, 거대한 디지털 전광판 등 현대화 수준을 과시하나 '속도전' 식 무리한 건설 추진으로 인해 부실시공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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