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이어진 산청·하동 산불에 이재민·자원봉사자도 지친다

"집에 가고 싶어·시끄러워 잠 못자·추워서 떨었다"

본문 이미지 - 경남 산청 대형 산불 닷새째인 25일 산청군 단성면 단성중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3.2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경남 산청 대형 산불 닷새째인 25일 산청군 단성면 단성중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3.2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산청·하동=뉴스1) 한송학 강미영 기자 = "산불 상황을 모르고, 가보지도 못하는 집 걱정도 됩니다"

경남 산청 시천면 중태마을에서 산불을 피해 닷새째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60대 김 모 씨가 대피소 생활의 불편을 호소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무서워서 대피소로 이동했는데 이제는 집 걱정이 된다"며 "다닥다닥 붙은 텐트에서 지내다 보니 시끄러워 깊은 잠을 못 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이 어떻게 됐는지 가봐야 하는 데 갈 수가 없다. TV를 통해서만 소식을 안다"며 "집이 일부 탔다고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산청·하동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주민, 자원봉사자들의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다.

산불 현장 주민들은 길게는 닷새째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도 산불 발생 첫날부터 봉사활동 현장에 투입돼 피로도가 누적됐다. 더 문제는 산불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기약 없이 불이 꺼지기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피소 주민들은 가장 큰 불편 사항으로 가보지 못하는 집 걱정, 잠자리 불편, 사생활 침해라고 토로했다.

단성중학교 대피소에서 지내는 점동마을 조 모 씨는 "첫날은 한국선비연구원에서 대체로 잘 지냈다"며 "학교에 마련된 텐트로 옮기고는 너무 춥다. 집에 가면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텐데"라고 말했다.

같은 마을에서 대피한 또 다른 조 모 씨도 "집이 멀쩡한 데 못 가고 있다. 어머니를 모시고 대피소에서 생활하는데 음식과 지내는 건 큰 불편함이 없다"며 "일을 못 해서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본문 이미지 - 하동 옥천관 대피소. 2025.3.25/뉴스1 강미영기자
하동 옥천관 대피소. 2025.3.25/뉴스1 강미영기자

하동 두방마을에서 옥천관으로 대피한 하동 황말연씨(65)는 "긴급하게 꾸려진 셈 치고는 대체로 잘 운영되고 있는데 대피 인원이 늘어나면서 보급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하동 고암마을에서 온 한 주민은 "불이 번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니 배식부터 지연되는 느낌이지만 공무원들도 고생하고 있으니 불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동 옥종중에 대피 중인 한 주민은 "머무는 데 크게 어려운 점은 없지만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는지 기약이 없다"고 걱정했다.

산청군 관계자는 "춥다는 분과 덥다는 분이 있다. 불편한 사항은 보완하고 있다"며 "대피소를 옮기는 부분도 고려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이 불편함이 없이 하겠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의 피로도 누적되고 있다. 닷새째 산불이 이어지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산불 상황에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다.

산청 양수발전소 급식소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4일째 배식 봉사를 하고 있는데 3일째까지 아침 5시에 일어나 산불 지원 현장에서 봉사하고 집에 들어가면 밤 10시가 된다"며 "어제(23일)부터 오전, 오후 반으로 나눠서 하는데 이 역시도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산청군 한 공무원은 "피로가 누적되지만 이보다도 산불의 빠른 종료와 주민 불편 사항 해소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다"고 심경을 전했다.

산불 현장 지역민들은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자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찾아와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동당마을 한 주민은 "다들 고생하고 어려운 부분은 알겠는데 계속 같은 곳에서 산불이 꺼지지 않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소방 특수 차량이 계속 주차된 모습도 보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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