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뛰어난 가속력은 거대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가볍게 이끌었다. 뒷좌석의 안락함은 SUV에서도 '회장님 차'라는 명성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지난 7일 '마이바흐 GLS 600'을 직접 운전해 봤다. 마이바흐는 럭셔리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에서도 최상위 브랜드다. GLS 600은 럭셔리 끝판왕 SUV로 꼽힌다. 국내 판매 가격은 3억 1760만 원이다.
전장 5.2미터(m), 전폭 2m, 공차중량 2830㎏의 거대한 크기에서 나오는 존재감이 달랐다. 전면부 상단에 '마이바흐' 레터링이 고급스러움을 뽐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고광택 크롬 바가 수직으로 배열돼 웅장했다.
마이바흐 5 스포크 단조 휠은 23인치로 고급스러움에 안정감을 줬다. 마누팍투어 모델은 맞춤 제작으로 투톤 페인트 옵션을 기본으로 제공해 럭셔리 차량의 희소성을 더했다.
주행 성능은 뛰어났다. 4리터(L) V8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557마력, 최대토크 78.5㎏·m의 강력한 기능을 갖췄다. 제로백은 4.9초다. 액셀을 밟으면 차의 체급과 중량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경쾌하게 치고 나갔다. 곡선주로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과속방지턱도 가볍게 넘었다. 앞 차량의 들썩거림을 본 이후 긴장했던 스스로가 머쓱할 정도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편의성도 뛰어났다. 4차로에선 4개 차선을 보여줬고, 가야 할 길은 파란색으로 표시해 아무리 '길치'라도 길을 잘못 들 수가 없어 보였다.
실내는 흡사 호텔 라운지 같았다. 다이아몬드 패턴 퀼팅 시트는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전 좌석에 탑재된 멀티컨투어 시트는 에어 체임버와 온열 기능으로 허리뼈를 마사지하며 운전 피로를 줄였다.
시승이 2인 1조로 진행돼 뒷좌석에도 탑승할 기회가 있었다. 뒷좌석은 비행기의 최고급 일등석을 연상시킨다. 우선 문을 열면 자동으로 사이드스텝이 올라와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했다.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이 적용된 이그제큐티브 시트는 최대 43.5도까지 젖혀졌고, 다리 받침대도 제공했다. 버튼 하나면 이그제큐티브 시트를 누릴 수 있었다.
뒷좌석 전용 11.6인치 터치스크린과 무선 헤드셋, 탈착식 MBUX 태블릿도 장착돼 자리에 누워 유튜브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태블릿을 이용하면 콘텐츠는 물론 차량 내 온도, 마사지 기능, 앰비언트 라이트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어쿠스틱 컴포트 패키지는 소음을 철저히 차단했다. 29개의 스피커와 돌피 애트모스 기술로 구현하는 부메스터 하이엔드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극장 같은 음향을 선사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뛰어난 가속력에 비해 브레이크는 다소 밀리는 감이 있어 주행 중 주의가 필요했다. 이그제큐티브 시트 작동 시 조수석이 앞으로 이동하면서 조수석 사이드미러를 1/3가량 가렸다. 조수석을 이동하거나 운전석 시트를 조정하면 되지만, 운전 중 갑작스러운 시야 방해는 운전에 불편함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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