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전세계 금융시장이 '블랙 먼데이' 공포에 휩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면적 관세 인상에 무역전쟁 확전과 침체 우려에 7일 아시아 증시는 바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유 낙하 중이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무차별적 매도세다. 7일 오후 거래에서 홍콩은 10%, 도쿄는 8%, 대만은 9% 이상 급락하는 등 팬데믹 이후 최악의 증시 폭락세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8% 넘게 급락하며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 중이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57% 하락해 장을 마쳤다.
지난주 후반 이틀 연속 빠져 약 10% 폭락한 뉴욕 증시의 선물지수들도 다시 3.7~4.5%대 낙폭을 그리고 있다. 7일 시장이 열리면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내다 팔면서 기술 기업, 자동차 제조업체, 은행, 카지노, 에너지까지 거의 전 업종에 매도세가 휘몰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 관세에서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침체 공포는 확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학살'로 표현된 증시 폭락에 대해서 "때로는 무언가를 고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해 입장을 수정할 가능성을 배제했다.
골드만삭스는 일주일 만에 미국의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을 35%에서 45%로 높여 잡았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아시아태평양 이코노미스트 스티브 코크란은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매우 빠르게 일어날 수 있고 1년 정도 지속될 수도 있고 더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침체 공포에 선물 시장은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에 베팅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다고 발언했지만 시장은 연준이 5월에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50% 수준으로 잡았다. 하루 전의 33%, 일주일 전의 14%에 비해 높아졌다.
삭소마켓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차루 차나나는 이번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풋, 연준 풋, 시진핑 풋이 모두 한꺼번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파월 연준 의장 그 누구도 금융시장의 폭락에 당장 구세주처럼 나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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