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점차 못 지킨 악몽 떠올랐나…KIA, 승리투수 요건 앞둔 양현종 강판

양현종, 타선 9점 지원에도 4회 3점·5회 2점 내줘
이범호 감독, 5회 2사 1,2루서 과감한 교체 적중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했다. /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했다. /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던 악몽이 떠올랐던 것일까.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승리투수 요건을 눈앞에 둔 '토종 에이스' 양현종을 과감하게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KIA는 1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고 있다.

이날 KIA 타선은 상대 선발 데니 레예스를 초반부터 공략했다. 1회 1사 3루에서 김도영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고, 3회엔 최형우의 2점홈런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마운드의 양현종이 불안했다. 양현종은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4회 2사 후 강민호에 안타, 이성규에 볼넷을 허용한 뒤 김영웅에 2타점 2루타, 박병호에 추가 적시타를 맞고 3-3 동점을 내줬다.

KIA 타선은 다시 힘을 냈다. 4회말 김도영, 최형우의 연속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나성범의 만루홈런으로 대거 6점을 냈다. 9-3까지 멀찌감치 달아난 순간이었다.

그런데 양현종이 다시 불안했다. 5회 시작과 함께 류지혁에게 3루타를 맞았고 1사 후 이재현에게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구자욱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강민호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아 9-5까지 추격당했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양현종의 제구가 흔들리며 이성규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KIA 벤치가 움직였다. 정재훈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향했고 양현종을 토닥이며 교체를 지시했다. 양현종은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결국 마운드를 내려가야했다.

4점차의 리드를 안고 있었고, 마운드엔 다른 이도 아닌 KBO리그 다승 2위의 양현종이 있었기에 교체는 쉽지 않은 판단이었다. 양현종의 투구 수도 87구로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이범호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앞서가는 경기를 뒤집힐 경우 타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 확실하게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 뉴스1 DB ⓒ News1 구윤성 기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 뉴스1 DB ⓒ News1 구윤성 기자

실제 KIA는 전반기 13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충격적인 경기를 한 적이 있다.

지난 6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와 맞붙은 KIA는 4회초까지 14-1로 앞섰지만, 마운드가 버티지 못했다. 한때 14-15까지 역전 당했던 KIA는 간신히 동점을 만든 뒤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당시에도 선발 투수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었는데, KIA는 네일이 9실점을 하는 가운데도 5회까지 마운드를 맡겼다. 승리를 챙겨주기 위한 일종의 배려였는데, 이것이 빌미가 돼 끝내 팀이 승리하지 못한 경험이었다.

'초보 사령탑' 이범호 감독은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 했고,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은 양현종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오른쪽)과 양현종. (KIA 제공)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오른쪽)과 양현종. (KIA 제공)

다행히 투수 교체는 성공적이었다. 양현종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대유는 김영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다만 양현종의 입장에선 기분이 썩 좋을리가 없었다. 이후 TV 중계에 비춰진 KIA 더그아웃에선 이범호 감독이 양현종을 뒤에서 끌어안으며 미안함을 표시하는 모습이 보여지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과 양현종은 불과 7살 차이로, 2017년 선수로 함께 우승을 경험하기도 한 돈독한 사이이기도 하다.

경기를 중계하던 류지현 KBS N 해설위원은 이 장면에 대해 "감독이 다른 선수들이 있는 공간에서 저렇게 표현을 하는 것도 대단한 모습"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위기를 넘긴 KIA는 6회 현재 9-5의 리드를 이어가고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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