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초등학교 입학 전 유명 영어·수학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7세 고시'를 두고 유명 소아정신과 교수가 "공부를 더 못하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최근 유튜브 채널 '교양이를 부탁해'에는 천근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가 출연해 논란이 된 '7세 고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천 교수는 "7세 고시 내용을 봤더니 고1 수능 독해 수준이더라. 그 시기에는 뇌가 아직 논리적인 추론이나 그런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연령이 아니다"라며 "왜냐하면 아직 전두엽이 발달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두엽은 보통 만 7세 때 발달하기 시작한다. 완성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7세 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5세 때부터 공부해서 시험 보는 게 아니고 3세 때부터, 영어 유치원 다닐 때부터 벌써 공부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 아이들은 정서 뇌가 희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정서적인 경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빠른 암기나 논리적 추론을 해야 하는 순간, 오히려 아이의 뇌는 스트레스받고 그로 인해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나 불안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손상될 수밖에 없다"며 "너무 과부화되면 아이들의 (타고난) 좋은 머리나 똑똑한 IQ가 사장된다. 7세 고시는 선 넘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7세 고시로 뇌가 학대당하는 아이들은 결국 공부를 더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게네들 학습 능력이 완전히 떨어진다. 중·고등학교 때 못 버틴다"며 "설사 중고등학교를 어떻게 어찌저찌 버텨도 불안, 우울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어찌저찌 그런 문제 없이 대학에 잘 들어갔어도 결국은 대학 졸업 후에 부모가 기대하는 성공적인 삶이나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없다. 그건 제가 단언할 수 있다"고 했다.
'요즘 초등, 중등 아이들이 정신과 찾는 비율이 늘어났냐?'는 물음에 천 교수는 "대치동에 정신과, 소아정신과가 가장 많다. 그 이유가 다 있다. 거기서는 애들이 스트레스받으니까 못 견디는 애들이 그 지역을 떠나거나 정신과 치료라도 받게 하면서 버티는 부모님들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정신과 치료받는다고 해결이 될까? 소아정신과 의사들은 부모가 달려져야 하고 환경을 교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절대 포기 안 하신다. 왜냐하면 대치동이라는 공간 자체가 늘 그런 불안을 조장하는 사교육 분위기니까, 안 할 수가 없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천 교수는 "아이가 이 험난한 세상을 잘 헤쳐 나가길 정말 바라신다면, 뇌 발달 순리에 맞는 교육을 하셨으면 좋겠다"며 "우리 애만 공부 안 시켜서 죄책감을 갖고 있다면, 그 불안할 시간에 아이 눈 마주치면서 한 번 더 놀아주셔라. 7세 고시 합격 못해도, 영어학원 못 보내도 장기적으로 볼 땐 그 아이가 더 성공하는 아이가 될 테니 불안해하지 말고 편하게 양육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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