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권형진 교육전문기자 =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14일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한 의과대학 본과 3·4학년 125명에 대해 원칙에 따라 유급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는 방안과 관련해선 정부와 의대생 간 충분한 대화를 통한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진행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의대생 유급과 관련해 "대원칙은 기본적인 학교 원칙에 따라 진행하고 다른 학생과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것"이라며 유급을 통보할 것이라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보호하고, 이들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원칙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호성 의무기획처장 역시 "의대 학장단에서 원칙을 갖고 처리하겠다는 입장이 있어서 유급 처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 저녁에 전체 교수회의를 하고 최종 결정이 나지 않을까 본다"고 부연했다.
고려대에 따르면, 개강 이후 실습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본과 3학년 84명과 4학년 41명 등 125명이 유급 대상이다. 이날 저녁 열리는 전체 교수 회의에서 이들에 대한 유급 통보 방식 등을 최종 논의한다.
김 총장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조속히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에 대해선 "정부가 3058명으로 환원한다고 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복귀한 것"이라며 "서로 간의 신뢰를 키워가고 원만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신뢰가 생겨야 한다"며 "기본적으론 학생들이 돌아왔기 때문에 지금은 많이 개선된 상황에 있다 보고 학교에선 학생들을 보호하거나 육성하고 도와줄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열심히 찾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생들이 신뢰에 관한 데 대해 많이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신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정부가 조치를 해준다면 순탄하게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의대 본과생들의 대규모 유급이 현실화하더라도 일각에서 거론되는 편입학으로 결원을 보충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손 처장은 "의대 교육 특성상 바로 편입을 시켜서 (교육 현장에) 집어넣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기초 과목을 배우지 못하면 실습 수업에 못 나간다"며 "개인적으론 어렵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지속될 경우엔 어떤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총장은 "상황이 유동적이고 정치적으로도 예민하기 때문에 가정해서 미리 정책을 세우지는 않는다"며 "기본적인 학교 원칙에 따라 진행한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고려대는 올해 16년 만에 학부 등록금을 5.0% 인상했다. 향후 추가 인상 계획과 관련해 김 총장은 "우리나라의 경쟁력 약화는 대학의 경쟁력과 연관돼 있다"며 "등심위(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앞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에 따라 5% 제한이 있어서 매년 학생들과 상의해서 정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는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적극 찬성해 줘서 수월하게 인상됐었다"고 말했다.
2028 대입개편안으로 대학 입시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질문에 정환 입학처장은 "2028학년도부턴 통합 수능이 도입되고 내신 등급도 5등급제로 완화되기에 학생 변별 수단이 제한적"이라며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정성·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수시에서는 전공적합성·학업성취수준 등을 다양하게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6년 2월경에 확실한 전형에 대해 안내해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고려대는 올해로 개교 120주년을 맞아 총 6579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개교 120주년을 맞아 사회가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하며 인류의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힘차게 도약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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