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종합=뉴스1) 장성희 이유진 한귀섭 김지혜 박소영 양상인 기자
집단 휴학 당시랑 비슷한 수준으로 학생들이 건물에 보이지 않네요.
1일 오후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 의과대학 건물. 의대생 '전원 복귀' 결정이 무색하게 썰렁함만 감도는 건물에서 만난 대학원생 A 씨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 여부를 묻자 이같이 분위기를 전했다.
통상 의대생들은 이 건물 3층과 4층에서 나눠서 수업을 듣는다. 그러나 이날 수업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강의실은 단 2곳에 불과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도 각 3명, 8명 정도였다. 나머지 강의실은 불이 꺼진 채 고요했다.
전국 40개 의대 중 39개 의대의 학생들이 이날까지 전원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고려대를 비롯해 실제로 수업이 이뤄지는 모습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직까진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셈이다.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도 복도를 오가는 학생을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연세대는 앞서 제적생 1명을 제외한 의대생 모두가 복귀를 선택했다.
강의실 입구에 게재된 시간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의예과 2학년 '데이터 사이언스' 과목 강의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강의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복도를 오가는 학생도 쉽게 찾아볼 수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강원 춘천시에 위치한 한림대 의대와 강원대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복도와 강의실, 한참 동안 운행하지 않는 엘리베이터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국 지방 국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전원 복귀를 택한 충남대도 실제로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소수에 불과했다. 대전에 위치한 의대 강의실에는 5~7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었으나 복도와 다른 강의실 대부분은 한산했다.

이처럼 '전원 복귀'에도 아직 의대 교육 현장이 활기를 되찾지 못하는 이유는 학생회 측이 '등록 후 수업 거부'로 투쟁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울산대에선 지난달 28일 전원 복학 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이 다시 휴학 신청서을 내기도 했다. 학교 측은 "일괄 반려 처리했다"며 휴학 승인을 거부했다.
인하대 25학번 대부분은 수강 신청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학교에 항의의 뜻을 표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전공 필수 수업에 참여한 의예과 1학년은 전체 120명 중 10명 이하였다.
서울대·중앙대·울산대 등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온라인 수업을 열었으나 이 역시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은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한다.
서울대는 온라인 수업 참여율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 위치한 가천대 의대도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지속될 경우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이 증원 후인 5058명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할 경우'에 한해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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