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대학 등록금 동결에 수입 3분의 1 줄어…"인상 불가피"

서강대·국민대 등록금 인상…연세대·중앙대 검토
"의대·첨단학과 확충 요구…등록금 올려야 개선 가능"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이유진 기자 = 서강대, 국민대가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대학가에서 일제히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7년째 동결한 등록금으로 대학의 운영하고 개선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민대는 2일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올해 학부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4.97%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등록금을 4.85% 인상하기로 한 서강대에 이어 두 번째다.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등 서울 주요 대학에서도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깊이 있게 검토할 전망이다.

물가는 가파른 속도로 오르는데, 등록금만 17년째 동결이라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게 각 대학의 주장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등록금 수입은 16년 전에 비해 3분의 1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 누적 인상률은 135.9% 증가했다.

또 지난해에는 의대생들의 휴학이 대학 재정에 악영향을 끼쳤다. 수십억에 달하는 의대생들의 등록금이 대부분 다음 학기로 이월되거나 반환됐기 때문이다.

서울에 위치한 A 대학 총장은 "전기세, 수도세 등 모든 물가는 오르는데 대학 등록금만 동결했다"며 "더 이상 동결된 등록금을 갖고 대학 업무를 수행하는 게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실험실·의료인력 등 의대 증원에 따른 인프라 확충, 인공지능(AI)과 연계한 과목 구성 등이 각 대학에 요구되고 있다. 이같은 요구에 부응하고 각자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학의 입장이다.

사립대 B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동결로 교육환경 인프라 개선, 새로운 프로그램 창출을 과감히 시도하기 어렵다"며 "대학 경쟁력을 올려야 하는데, 개선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A 대학 총장은 "의대 교수 급여, 연구 비용 등은 나가고, 인력 충원을 각 대학이 대비해야 한다"며 "사립대학은 지원이 없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첨단분야 증원, 교육 프로그램 개선 같은 정부 기조에 발을 맞추려면 반도체나 AI에 대해 새롭게 시설을 만들어야 하는데 동결된 등록금으로 모든 일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교육부는 이런 대학가의 입장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31일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등록금을 동결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서한을 보냈다. 교육부 관계자도 "서한문에서 밝힌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꼭 등록금을 올리는 전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교육부의 호소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한 사립대 총장은 "인상 비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등록금을 올리는 전례를 만들어야 교육부도 내년에 쉽게 (등록금 인상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며 "또 동결하면 내년에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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