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충청서 '88.15%' 압승…2金 "이제부터 시작"(종합2보)

(서울·청주=뉴스1) 김경민 이기림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첫 경선지인 충청권에서 압승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기류를 확인했다. 이 후보와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고 역대 대선 캐스팅보트였던 충청 표심을 공략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 연설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의 온라인·ARS 투표를 집계한 결과 투표수 6만 4730표 중 5만 7057표(88.15%)를 얻어 1위를 거머쥐었다.

김동연 후보는 4883표(7.54%)로 2위, 김경수 후보는 2790표(4.31%)로 3위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합동 연설회 후 기자들에게 "과분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열망을 잘 받아서 남은 일정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김경수 후보 "이제 시작"이라며 남은 경선 각오를 다졌다.

세 후보는 합동 연설회에서 저마다 충청과의 인연을 드러내며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을 약속했다.

'충청 사위'로 스스로를 소개한 이 후보는 합동 연설회에서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 2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세종을 '행정수도 중심'으로 완성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연 후보는 충청에서 나고 자란 '충청 사람'이라며 "대통령 당선 즉시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옮기고 취임 당일부터 세종에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는 자신은 '충청의 친구'라며 "이제는 대통령실도, 국회도, 세종에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여기에 세 후보는 각각 내란 종식, 경제 대통령, 5대 메가시티 자치정부를 내세우며 자신이 4기 민주 정부 적임자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합동 연설회장에 등장할 때 배경음악으로 '어센딩'(Ascending, Turpak 작곡)을 선택해 위기의 절벽을 기회의 오르막길로 바꿔내고 위대한 '대한국민의 힘'으로 진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김경수 후보는 영화 록키의 OST를 편곡한 '캔 유 필 잇'(Can You Feel It)을 택해 포기하지 않는 도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감동의 서사를 드러냈다.

김동연 후보는 대전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구단 한화이글스의 응원가로 쓰이는 가요 '나는 행복합니다'를 골랐다. 정장 차림의 다른 후보와 달리 한화이글스의 주황색 야구 잠바를 입고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청주체육관을 찾은 인원은 약 5000명이라고 민주당은 추산했다. 지지자 중 일부는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 불빛이 나는 응원봉을 소지한 채 현장을 방문했다.

합동 연설회 전부터 곳곳에서 이 후보의 1강 구도가 확연히 드러났다. 야외에서 피켓을 든 지지자들의 수부터 다른 후보자 지지자들보다 2~3배 많았다. 체육관 안에 모인 지지자도 70% 가까이가 이 후보의 지지자들로 보였다. 12분 남짓한 이 후보의 연설시간 동안 12번의 환호와 박수가 우레같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20일 울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영남권 합동 연설회를 개최한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