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조현기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도 보수' 발언을 '대선용'이라고 비판하며 상법 개정안 폐기, 노란봉투법 철회, 반도체 특별법 원안 처리, 상속세 완화 등을 촉구했다.
특히 전날 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서는 정부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적극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중도 보수'라고 주장만 할 게 아니라 실천으로 증명하라"고 했다. 그는 "지금 이 대표는 '여의도 황제'와 같다"며 "그 엄청난 권력을 29건의 탄핵안, 26건의 특검법에 쏟지 말고, 진짜 경제에 도움이 되는, 진짜 중도 보수답게 써보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 경영 활동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반기업적 법안으로, 기업 현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민주당이) 진정으로 기업과 경제를 생각한다면 당장 (상법 개정안을) 철회하고, 우리 당이 소수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대안으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추진중인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뿐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재계는 주주들의 집단 소송이 남발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권 원내대표는 "시장경제는 보수 핵심가치"라며 "이 대표가 정말 중도 보수를 하고 싶다면 시장을 왜곡하는 악법부터 폐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또한 민주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에 관한 법률안)을 재발의한 데 대해서도 "노란봉투법의 최대 수혜자는 민주노총이고, 최대 피해자는 기업"이라고 짚었다.
이어 "노란봉투법은 법치를 붕괴시키고 민주노총을 초법적인 존재, 특권계급으로 옹립해주는 법"이라며 "민주당은 당장 이 악법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우리나라 상속세는 세계 최고 수준인 50%이고, 여기에 경영 프리미엄까지 합치면 60%"라며 "기업을 상속하면 반토막도 못 건지는 나라에서 누가 기업하고 싶겠나"라고 말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의 상속세 완화 제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세율 인하, 세액공제 한도 확대를 줄기차게 주장할 때는 모른척 하더니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대선 때문인지 토론회 운운하며 급하게 입장을 바꾼 걸로 보인다"며 "표가 무섭긴 한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상속세는 징벌적 과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기업을 단순히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간주하고,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단기적 정치적 효과만 노린 잘못된 정책"이라고 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최근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이 아닌 나에게 표가 될 것 같은 정책으로만 이뤄진 대선용 갈라치기 정책"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상속세 논란도 마찬가지"라며 "주도권을 잡겠다고 성급하게 던졌지만 최고 세율 인하와 관련해선 부자감세 프레임을 끌고 와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
이 사무총장은 "어차피 말 따로 행동 따로라면 민주당이 진보든 보수든 중도든 무슨 의미가 있겠나"고도 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 유상범 의원은 상법 개정안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 "경제와 형사 사법 근간을 흔드는 두 개정안은 재의요구권을 정부에 적극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상법 개정안은)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 위헌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들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소극적 방어적 경영 태세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15년 전 모든 이들의 반대를 딛고 일궈낸 SK 하이닉스 인수와 같은 성공사례는 개정법안에서 나올 수 없다"고 했다.
또한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서는 "사실상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직접 수사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여당 대안으로 인수합병(M&A), 물적 분할 시 소수주주보호조치를 핀셋 규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논의 중임에도 무리하게 상법을 개정하고 상대 정당에 대한 표적 수사를 위해 27번째 특검법을 낸 민주당의 목표는 오직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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