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산=뉴스1) 이찬선 기자 = “수년 간 신입생이 1명밖에 오지 않아 폐교 위기에 몰렸는데 작년엔 신입생이 32명으로 늘어나며 폐교를 막았어요.”
2023년 9월 충남 논산 광석면 광석초 교장으로 부임한 김주현 교장은 “2022년과 2023년 신입생이 1명에 그쳤는데 2024년엔 32명이 입학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올해는 14명이 입학했다. 김 교장은 1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입학시키고 싶다는 학부모 문의가 많았지만 소규모 학교다 보니 교실 여유가 없었다”며 “신입생을 모두 받으면 1, 2학년 학생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학년 학생이 너무 적어 불균형이 초래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구 3800명의 면 단위 초등학교에 신입생이 늘어난 건 이례적이다. 2021년 신입생은 4명에 불과했고,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명에 그치면서 폐교 대상이 됐다.
김 교장은 부임 하자마자 폐교를 막기 위해 신입생 유치에 적극 나섰다.
그는 마을과 학교의 상황을 파악하며 맞춤형으로 변화를 꾀했다. 농사일로 바쁘거나 출근이 빠른 학부모를 위해 오전 8시부터 독서, 놀이 체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는 아이를 위해선 1교시 시작 전 주먹밥과 핫도그를 학교에서 챙겨주며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었다.
정규 수업 후에도 피아노, 바이올린, 영어 등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 전국 처음으로 ‘유-초 이음 늘봄교실’을 운영하자 도심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았다.
광석초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물론 광석초 인근 학교와 어린이집 아이까지 늘봄교실에 참여한다. 지난해 교육부가 주관한 ‘농어촌 참 좋은 학교’ 및 ‘늘봄학교 우수사례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교장은 논산시 교육의 특성도 백분 활용했다. 논산시는 과밀학교 해소를 위해 면 단위로 주소지를 옮기지 않고도 시골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공동학구를 운영 중이다. 시내 과밀학교 학부모들이 선택에 의해 시골학교에 자녀를 입할시킬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김 교장은 도심 거주 신입생을 확보하기 위해 시내 유치원을 돌며 학교 홍보 책자를 전달하고 유치원생 학부모 설명회와 1대1 상담도 가졌다.

논산 맘카페에는 학교 교육과 돌봄학교 프로그램을 알렸다. 교장 취임 6개월만에 1명에 불과하던 입학생 수가 32명으로 늘어났다.
마을 주민과도 협력해 맞벌이 부부 자녀 등에 대해 오후 4∼7시 주민자치회가 운영하는 마을학교에서 간식과 저녁까지 먹고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도심 학부모들에게 학교가 문화센터와 학원 역할은 물론 돌봄까지 제공하며 안전하게 돌본다는 인식을 심어 준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신입생이 저절로 찾아왔다.
김 교장은 친근한 학교 만들기에도 공을 들인다. 그의 취임식때는 곰돌이 탈을 쓰고 등교 학생들을 맞았었고 작년에는 1학년 학생 입학 111일을 기념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 탈을 쓰고 교실에 나타나기도 했다.
그는 “공모 교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앞으로 남은 임기 2년 동안 학부모와 아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날마다 즐거운 시골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chans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