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수련 신건웅 문혜원 기자 = 홈플러스가 돌연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홈플러스의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이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판매 주관사 신영증권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이날 홈플러스 사태 관련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해당 ABSTB 주관사인 신영증권을 비롯해 업무수탁자이자 판매사인 SK증권, 판매사 하나증권 등 20개사 소속의 40명 가량이 참석했다.
홈플러스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ABSTB 규모는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신영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의유동화증권 발행을 주관했고, 해당 상품을 자체 리테일 창구를 통해 팔거나 국내 대형 증권사로 넘겼다.
홈플러스가 구매전용카드로 물품을 구입하면, 카드사는 홈플러스에 대한 카드대금채권이 생긴다. 이후 SPC가 카드대금채권으로부터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수령할 권리를 기초로 ABSTB를 발행하는 식이다. ABSTB의 경우 만기가 3개월로 짧다.
해당 상품에 대한 상환이 미뤄지면 신영증권은 물론 판매사들도 '불완전 판매' 논란에서 비껴갈 수 없다. 이에 일부에서는 신영증권이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를 형사고발 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증권사 관계자는 "입장문은 따로 나오지는 않을 것 같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현재까지 발행된 ABSTB의 원리금 약 4019억 원이 상환되지 못한 상태다. 이 중 일부는 소매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우려된다.
실제 홈플러스는 지난 5일에 만기가 된 118억 원 규모의 ABSTB에 대한 원리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는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가 발행한 모든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을 'C'에서 상환 불능상태인 'D'로 조정했다. NICE신용평가도 지난 6일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의 모든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을 'C'에서 'D'로 조정했다.
NICE 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결정 등을 고려할 때 유동화전자단기사채의 적기 상환 가능성과 관련해 유동화회사는 실질적인 채무불이행 상태로 판단된다"고 판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만기인 117억 규모의 유동화증권 미상환이 확인되면,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가 발행한 모든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도 C에서 D로 조정할 예정이다.
다만 법원의 회생 계획에 따라 투자자 손실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홈플러스는 해당 ABSTB 미지급금을 '기타금융유동부채'로 분류해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되면서 변제가 중단됐다. 그러나 물품구매대금을 기반으로 해 상거래 채무로 해석하면 변제가 진행될 수 있다.
대규모 손실이 확정된다면 개인 투자자는 홈플러스의 신용평가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금융감독원과 판매 증권사에 불완전판매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현재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채무가 동결된 기업어음(CP) 규모와 전자단기사채(전단채) 규모도 각각 1160억 원, 780억 원에 달한다. 해당 상품 역시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되면서 투자자 손실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인 투자자 피해를 우려하며 관련 펀드의 신규판매를 중단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7일부터 홈플러스의 채권에 투자하는 '미래에셋IPO공모주셀렉션혼합자산투자신탁(사모재간접형)' 신규판매를 중단했다. KB증권도 이날부터 해당 상품판매를 중단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해당 상품에 홈플러스 편입 비중은 0.1%로 미미하지만 판매를 중단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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