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엽 문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이에 중국이 보복 관세를 예고하는 등 '관세 전쟁 우려' 확대로 달러·원 환율이 폭등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인 1434.1원 대비 33.7원 오른 1467.8원에 마감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이 일었던 지난 2020년 3월 19일(40원) 이후,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준이다.
특히 이날 장 초반 환율은 36원 넘게 오른 1471원대에 이르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상호관세 여파, 미국 내 '경기 침체' 우려로 달러화는 크게 약세를 보였다.
다만 중국이 상호관세에 대응한 '보복 관세'를 예고하며 관세전쟁 우려가 다시 커졌다. 중국은 전날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 제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지난 2일 부과한 상호 관세와 같은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전 세계 모든 교역국의 수입품에 5일 0시1분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국가별로 차등을 둔 상호관세를 9일 0시1분부터 발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
아울러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관세전쟁 우려에 불을 지폈다. 기준금리 동결 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실업률 및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인하하라, 정치는 그만하라"며 대치했다.
외국인은 위험회피 선호로 증시에서 대거 이탈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2조 914억 원을 순매도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나, 관세전쟁 우려 심화에 따른 성장주 리스크 오프에 국내 증시도 외국인 자금 순매도 규모가 커지며 원화 약세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위험회피 심리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 영향에 재차 1460원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라고 했다.
달러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가치도 급등했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0원을 넘었는데, 지난 2022년 3월 22일(1011.75원) 이후 약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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