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 정부의 새로운 인공지능(AI) 전용칩 수출 통제로 엔비디아가 이틀간 10% 정도 폭락하면서 시총이 약 2700억달러(약 384조) 증발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2.93% 급락한 101.4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시총도 2조4760억달러로 줄었다.

전일에도 엔비디아는 6.87% 급락했었다. 이에 따라 이틀간 엔비디아는 약 10% 폭락하며 시총도 2700억달러 정도 증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AI 전용칩의 대중 수출을 또다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부는 이전에도 대중 AI 칩 수출을 제한해 왔었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응해 중국 맞춤형으로 H20 칩을 제작, 중국에 수출했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정부는 H20 수출도 미국 정부의 수출 면허를 획득해야 한다고 엔비디아에 통보했다.
엔비디아는 이 때문에 55억달러(약 7조8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엔비디아는 최근 들어 연일 급락하고 있다.
이는 무역전쟁과 별도로 중국의 AI 굴기를 막기 위한 것이다.
중국의 AI 업체 '딥시크'가 지난 1월 미국의 경쟁업체보다 더 적은 AI 전용칩을 사용하고도 미국 경쟁업체보다 더 우수한 챗봇을 만든 이후 미국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AI 업계의 '스푸트니크 쇼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딥시크 챗봇에 쓰인 AI 전용칩이 바로 엔비디아가 중국용으로 생산한 H20이다. 이후 중국 업체들이 대거 H20을 구매하고 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중국의 AI 능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우려로 미국 정부는 관련 칩 수출을 더욱 옥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유명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 정부의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의 연간 매출과 주당 순익이 8%~10%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중 양국의 반도체 전쟁이 격화하자 베이징을 방문, 중국 지도부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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