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권영미 기자 = 미국이 9일(현지시간)부터 세계 각국을 상대로 발효한 상호관세를 즉시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한다. 보복 대응에 나선 중국에 대해서는 상호관세율을 125%로 재차 인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저는 90일간의 유예 기간을 승인했으며, 이 기간에 상호관세를 10%로 대폭 낮췄다"며 "이 조치는 즉시 발효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유예 조치에 대해 "75개 이상의 국가가 미국 상무부, 재무부, USTR(무역대표부)을 포함한 미국 대표들에게 무역, 관세, 환율조작, 비관세 무역장벽 등에 대한 해결책을 협상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며 "(유예는) 이 국가들이 미국에 어떤 방식으로든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근거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5%를 부과받은 한국 상품에 대한 관세율도 즉각 10%로 낮아지게 됐다. 다만 자동차·철강 등 이미 25%가 부과되고 있는 품목별 관세는 이번 90일 유예를 적용받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보복 관세로 맞대응에 나선 중국의 관세율은 125%로 다시 한번 상향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여준 무례한 태도를 근거로, 저는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며 "언젠가는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을 약탈하는 일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고 용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적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이날 오전 0시 1분부터 11~84%에 달하는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효했었다. 지난 5일부터는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했다.
하루가 채 되지 않아 국가별로 차등한 상호관세를 유예한 것으로, 이번 보복 조치에 나섰던 중국에만 125%의 상호관세가 새로 부과될 전망이다. 중국은 상호관세 34%에 맞서 동일한 34%의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발표했고, 이에 미국이 50%를 추가한 상호관세 84%를 발효하자 재차 84%의 맞불 관세를 발표했다.
이번 상호관세 유예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인하를 요청한 국가들에 협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유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상호관세 인하 발표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유예 발표에 "처음부터 그(트럼프)의 전략이었고, 심지어 중국이 불리한 입장에 몰리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동안 말해 온 것처럼, 중국은 현대 세계 역사상 가장 불균형적인 경제이며, 그들은 미국 무역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실제로 이 문제는 전 세계에 문제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지난주 미국이 끔찍한 발표를 한 이후로, 이러한 (중국) 상품들은 이미 유럽에 유입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폭락하는 금융 시장 등의 압박 때문에 관세를 유예하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관세 유예는 시장 반응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시장은 관세 계획이 최대치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통령의 의도는 처음부터 이랬다"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품목별 관세에도 90일 유예가 적용되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상호관세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는 각각 25%의 품목별 관세가 이미 부과되고 있으며, 2일 발표된 상호관세에서는 이를 비롯해 향후 부과 예정인 반도체와의약품, 목재, 구리 등의 품목을 제외했다.
베선트 장관은 향후 협상에 대해선 "각 국가에 대한 해법은 맞춤형으로 할 것이며, 시간이 약간 걸릴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직접 관여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90일 유예했다"라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진행되는 90일간 관세는 기본 10%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관세 유예 발표 직후 뉴욕증시는 6~8% 급등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 39분 기준 6.0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24%, 나스닥 종합지수는 8.01%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나스닥은 10% 이상으로 오름폭을 키웠으며, S&P 500은 8%대, 다우존스는 7% 이상 상승하고 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