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이 유럽 내 주둔 중인 미군 병력 감축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BC 뉴스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은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이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을 1만 명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철수 대상으로 고려되고 있는 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파병한 약 2만 명 중 일부에 해당한다. 현재 유럽에는 약 8만 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 중이다.
브라이언 휴스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에 대해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하며 (미군) 배치와 우선순위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취임 후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유럽 국가들이 유럽 안보에 더 많은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 2월 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해 본토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의 위협으로 인해 유럽 안보에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서 유럽 배제 등으로 인해 미국의 안보 지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미군 감축은 유럽 자강론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효율부(DOGE)를 통해 감원 및 조직 개편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 예산도 삭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동유럽에 주둔 중인 병력을 감축해 절감한 예산으로 첨단 장비 및 무기 체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 감축은 러시아에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을 버린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 부회장은 "러시아는 미군 감축을 억지력 약화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러시아가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려는 의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유럽군 사령관인 크리스토퍼 카볼리 육군 대장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유럽 내 주둔 중인) 병력을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병력 감축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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