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동유럽 주둔 미군 감축설이 나오는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유럽 내 미군의 규모를 결정할 사람은 오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뿐이라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파나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 주둔 미군의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헤그세스는 "유럽 내 미군의 병력 체계를 결정할 유일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즉 최고 사령관"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의 이번 발언은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이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 접경국에 주둔한 미군 병력 1만 명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NBC 방송이 보도한 가운데 나왔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협상 측면에서도 미국의 군사 배치가 유럽에서 미국의 이익을 가장 잘 반영하고 유럽에서의 (방위비) 부담의 분담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도 헤그세스는 "유럽 내 미군의 존재가 영원할 것으로 가정하지 말라"면서 현지 주둔 병력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미군 유럽 사령관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사령관을 겸하는 크리스토퍼 카볼리는 지난 8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유럽 내 군사 태세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군은 유럽에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뒀으나 현재는 그 숫자가 8만 명으로 줄어든 상태라고 카볼리 사령관은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유럽 국가들이 유럽 안보에 더 많은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러시아와 화해를 시도하고 우크라이나에 종전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의 유럽 방어 의지에 대한 신뢰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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