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7일(현지시간) 미증시는 급등락을 거듭한 끝에 결국 혼조 마감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나스닥이 0.10% 상승했고, 다른 지수도 낙폭이 크지 않았다. 다우는 0.91%, S&P500은 0.23% 하락에 그쳤다.
전일 아시아 증시에서 항셍지수가 13% 이상 폭락한 것에 비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이날 미증시에 호재는 없었다. 오히려 대형 악재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추가로 50%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협박하는 등 무역전쟁 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시장은 선전했다. 이는 개장 초 트럼프 행정부가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할 것이라는 가짜 뉴스 때문이었다.
이 같은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얼마 후 가짜 뉴스인 것으로 판명이 나자 미증시는 불과 7분 사이에 2조5000억달러(약 3681조)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미증시는 폭락 반전하지는 않았고, 결국 나스닥은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증시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보고 주식을 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 마감 이후 지수 선물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8일 오후 4시 현재(한국 시간) 다우 선물은 1.73%, S&P500 선물은 1.35%, 나스닥 선물은 1.10% 각각 상승하고 있다. 특히 다우 선물은 한때 2% 가까이 급등했었다.
미증시가 벌써 관세에 대한 내성이 생겼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지금 분위기라면 정규장에서도 미증시는 랠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국이 트럼프 협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선언한 만큼 모종의 조치를 취한다면 미증시는 또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비록 이날 미증시가 선방했지만 바닥이 아직 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 HSBC의 전략가 맥스 케트너는 "주식시장이 매우 단기적인 반등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추가 하락을 위한 발판이 될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관세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는 한 미국증시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아직 바닥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S&P500의 경우, 4500선마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S&P500이 5062포인트를 기록했으니 향후 10% 이상 급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증시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아직 이번 싸움의 중반까지 밖에 오지 않았고 끝을 보려면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바닥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현금 비중을 유지할 것"이라며 "지금은 섣불리 저가 매수에 나설 시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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