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지지율 부진의 늪에 빠졌던 캐나다 집권 여당 자유당이 반(反)트럼프 여파로 기사회생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의 지지율은 38%로, 보수당(36%)을 제쳤다.
지난달 초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사임을 발표할 당시 자유당의 지지율이 20% 수준으로, 보수당과의 격차는 26%포인트(p)였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 에코스가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자유당은 지지율 38%로, 보수당(37%)보다 우위를 점했다. 여론조사기관 레제가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자유당의 지지율은 35%로, 보수당(38%)을 제치진 못했지만 그 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당은 2015년 연방 선거에서 승리한 뒤 지난 10년간 집권해 왔다. 다만 트뤼도 총리의 수사 개입 의혹, 인종차별 분장 논란 등과 함께 인플레이션 대처 실패로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사임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자유당이 캐나다에 들불처럼 번지는 반트럼프 정서를 등에 업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평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선포하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공언하자 캐나다는 불쾌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 간 NHL(북미 아이스하키 리그) 경기에서 하키 팬들은 미국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고, 온타리오의 기념품 가게에는 '캐나다는 판매용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옷도 등장했다. 캐나다산 상품인지 식별해 주는 앱이 개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미지가 겹치는 보수당에도 불똥이 튀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차기 캐나다 지도자로 보수당을 이끄는 피에르 포일리에브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에 자유당은 트럼프와 포일리에브를 비교하는 광고를 내걸기도 했다.
입소스는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반대 감정이 고조되고 자유당의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보수당은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 조사 회사인 아바커스 데이터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콜레토는 뉴욕타임스(NYT)에 "포일리에브에게 지난 2년 동안 악당은 트뤼도였지만, 이제 더 크고 더 나쁜 트럼프라는 악당이 등장했다"며 "그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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