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상공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와 충돌한 미 육군 헬리콥터의 블랙박스가 회수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토드 인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의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여객기와 충돌한 블랙호크 헬기를 언급하며 "시코르스키(UH-60)의 블랙박스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의 블랙박스는 사고 다음 날인 30일 회수됐다.
이런 가운데 미 육군 헬기가 사고 당시 정부 고위 인사들의 대피를 위한 비밀 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같은 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헬기가 '정부 연속성'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헤그세스는 "조종사들이 실제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예행연습을 하고 있었다"면서도 "기밀을 더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 연속성이란 핵전쟁 등으로 수도인 워싱턴DC가 위험에 빠졌을 경우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직 인사들을 대피시키는 작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핵전쟁을 가정해 대체 지휘 본부로 1950대부터 사용됐던 펜실베이니아주 내 레이븐 록 산 내 시설이 대피 계획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마크 캔시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정부 연속성 계획은 미 국방부가 가장 엄격하게 관리하는 기밀"이라며 "이는 누구를 어떻게 어디로 대피시킬지에 대한 계획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이 임무의 대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그 목적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기자들로부터 '정부 연속성' 작전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게 뭘 말하는지 난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헬기가 굳이 이날 혼잡한 상공에서 훈련했던 건 그만큼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다는 뜻도 된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미 정부 회계감사원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이 지역에 8만8000건의 헬기 비행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37%가 군용 헬기였다고 보고했다.
사고 당시 헬기는 워싱턴DC 인근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주변 상공에서 아메리칸항공 5342편과 충돌해 포토맥강으로 추락했다. 이로 인해 여객기와 헬기에 타고 있던 67명은 전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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