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하고 왔더니 사망'…가자 폭격에 쌍둥이 잃은 아빠의 비극

쌍둥이의 출생신고서를 들어보이는 아버지 모함마드 아부 알 쿰산 ⓒ 로이터=뉴스1
쌍둥이의 출생신고서를 들어보이는 아버지 모함마드 아부 알 쿰산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나흘 전에 태어난 쌍둥이 아기의 출생신고서를 받으러 간 사이 가자 지구 아파트가 폭격당해 아기들은 물론, 아내와 장모까지 잃은 한 아버지의 비극이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모함마드 아부 알 쿰산(31)은 지난 10일 딸·아들 쌍둥이를 얻고는 이날 출생신고를 하러 관공서에 왔다. 하지만 출생신고서를 막 발급받은 후 이웃으로부터 이들이 살던 데이르 알 발라의 아파트가 폭격을 당해 가족들이 모두 숨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알 알크사 순교자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아기들과 가족은 영안실에서 싸늘한 시신이 되어 그를 맞았다. 한 남자가 그를 부축하는 동안 알 쿰산은 코팅된 출생신고서를 흔들며 오열했다. 그는 "아내가 사라졌고, 두 아기와 장모도 사라졌다. 나는 쌍둥이의 탄생을 축하할 시간도 가지지 못했다"고 울었다.

이 가족은 이스라엘-가자 전쟁이 시작된 지 몇 주 만에 가자 시에서 대피하라는 이스라엘군의 명령에 따라 살던 곳을 떠났다. 그의 아내는 약사였는데, 아기들을 제왕절개로 낳았다. 부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쌍둥이의 탄생을 알리고 기뻐했다.

사람들은 알 쿰산을 도와 하얀 수의에 싸인 쌍둥이 시신을 옮겼다. 한 남자는 시신이 차 뒷부분에 놓이는 동안 기도했고 사람들은 이 비극을 지켜보며 눈물지었다.

병원 의사인 칼릴 알 다크란은 "오늘 점령군이 겨우 4일 된 신생아 쌍둥이,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와 할머니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이 역사에 기록되었다"고 비통해했다.

모함마드 아부 알 쿰산의  딸·아들 쌍둥이인 아이살과 아세르(스카이뉴스 갈무리)
모함마드 아부 알 쿰산의 딸·아들 쌍둥이인 아이살과 아세르(스카이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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