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최민정 슬럼프 탈출법…"될 때까지 훈련해요"[인터뷰]

3연속 올림픽 출전 확정…"500m·1000m·1500m 모두 의미있는 도전"
"부담감보단 책임감…3번째 올림픽, 잠깐 쉬고 다시 '훈련 모드'로"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31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3.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31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3.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탄탄대로'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 최민정(27·성남시청)의 '선수 인생'을 한 마디로 압축하기에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직후인 만 16세부터 태극마크를 달아 2023-24시즌 이전까지 줄곧 국가대표를 유지했고, 세계 무대에서도 '월드클래스'로 활약을 펼쳤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 등 2번의 올림픽에서 5개의 메달(금 2, 은 3)을 목에 건 것을 비롯해 세계선수권, 월드컵(현 월드투어),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 무대에서도 정상의 자리를 유지했다.

밖에서 보기엔 순탄한 길을 걸었을 것처럼 보이지만, 최민정 스스로에겐 무척이나 고된 시간이기도 했다. 쇼트트랙은 언제나 성적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하고, 부상 위험도 상존하는 종목이다. 몸과 마음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곧장 성적으로 드러나기에 언제나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최민정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성적과 관계없이 내 뜻대로 경기가 잘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스스로 슬럼프라고 느꼈던 시기가 몇 번 있었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도 드러내진 않았지만, 최민정 스스로는 고민이 많았던 시기이기도 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방법을 묻자 "훈련을 더 많이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민정은 "잘 안 풀리고 경기력이 안 나오면 그냥 별생각 없이 훈련을 더 했다"면서 "내 스스로 답답하면 견디지 못하기에, 내가 원하는 동작이 나올 때까지 빙상장을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0년 넘게 '월드클래스'를 유지한 최민정의 슬럼프 탈출법은 간단했지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훈련량을 바탕으로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그였다.

본문 이미지 -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31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31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올림픽 3회 출전…처음 스케이트 탈 땐 생각도 못 했죠"

최민정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5 세계선수권에서 1500m 금메달을 수확했다. 개인 통산 17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종합 우승 포함)이었다.

이 금메달로 최민정은 2025-26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면제받고 다음 시즌도 국가대표로 뛰게 됐다. 내년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도 확정돼 2018 평창, 2022 베이징에 이어 3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최민정은 "3번째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는 의미가 크다"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유지할 것이란 생각을 못 했는데 스스로 뿌듯하게 느껴졌다"며 미소 지었다.

6살 때 '겨울방학 특강'으로 처음 스케이트를 탔다가 재미를 붙인 최민정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올림픽 출전은커녕, 국가대표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최민정은 "어렸을 때는 큰 꿈을 가지기보다는 그저 스케이트 타는 게 재미있어서 했다"면서 "중학교 때 주니어 대표에 발탁되면서 조금씩 국가대표와 올림픽, 금메달 같은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본문 이미지 - 최민정의 첫 올림픽이던 2018 평창 올림픽 당시의 모습. /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최민정의 첫 올림픽이던 2018 평창 올림픽 당시의 모습. /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최민정은 만 20세였던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1500m, 3000m 계주), 4년 뒤 출전한 베이징에선 금메달 1개(1500m)와 은메달 2개(1000m, 3000m 계주)를 수확했다.

그는 "첫 번째 올림픽은 너무 어려서 아무 것도 모른 채로 하다 보니 더 좋은 성과가 나왔고, 그래서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면서 "두 번째 올림픽은 여러 변수 속에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3번째 올림픽인 밀라노 대회에서도 당연히 금메달에 도전한다.

최민정은 "특정 종목에 치우치기보다는, 어떤 종목이라도 금메달을 따면 의미 있을 것"이라며 "1500m는 올림픽 3연패, 500m는 한국 쇼트트랙 최초의 금메달, 1000m는 4년 전 베이징에서 아쉽게 놓쳤던 금메달을 딴다는 의미가 있다. 세 종목 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만일 내년 밀라노 대회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면, 올림픽 사상 최초로 쇼트트랙 종목의 3개 대회 연속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또 한국 동계 올림픽사에 있어서 모든 종목을 통틀어 3연속 금메달을 수확한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본문 이미지 -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31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31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체력·파워·속도…아직도 보완할 게 많다는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은 지난 시즌 태극마크를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했다. 쉼 없이 달려온 선수 인생에 잠시 '쉼표'를 찍어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도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휴식기였지만 훈련을 놓지 않았고 장비 교체, 기술 연마 등으로 복귀 이후를 준비했다.

그 결과가 올 시즌의 성적이었고, 최민정은 1년을 쉬고 돌아와서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최민정은 "원래 변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휴식을 취했던 그 기간이 인생 최대의 변화이자 도전이었다"면서 "한 번도 바꾸지 않았던 스케이트 부츠를 교체했고, 날도 새롭게 정비했다. 플레이스타일 역시 기존과 달리 앞에서 끌어가는 방법도 연구하는 등 다양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여겨지는 1년의 '쉼표'였다.

목표했던 밀라노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가장 중요한 올림픽에서의 성과를 위한 준비는 지금부처가 중요하다고 했다.

최민정은 "당분간 경쟁을 잊고 휴식을 취하겠지만, 올림픽 시즌은 여느 때보다 더 빨리 준비해야 한다"면서 "일단 증량해서 파워를 보강해야 하고, 체력도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 속도는 많이 올라왔지만 여전히 더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부상을 경계해야 하는 만큼 훈련 외의 부분도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최민정은 "생활이나 휴식, 모든 패턴을 올림픽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면서 "준비에 들어가면 주말이나 쉬는 날도 대부분 회복과 치료에만 매달린다"고 했다.

이미 많은 것을 증명해 보였기에, 많은 시선이 쏠릴 것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의연한 그다.

최민정은 "부담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부담감보다 책임감이 더 크다"면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대표선수이기에 당연히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늘 경기에 임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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