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오타니가 와도 못 칠 공이었다고 생각한다."
KIA 타이거즈의 최원준이 상대 선발 투수 고영표(KT 위즈)의 체인진업을 '극찬'했다. 비록 팀도 개인도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마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했다.
고영표는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9구를 던지며 3피안타 3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KT의 고영표, KIA의 제임스 네일이 각각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스위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둘 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주무기로 실점 위기를 막았다.
특히 고영표는 6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통상 체인지업을 통해 땅볼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날만큼은 결정구인 체인지업에 KIA 타자들이 손을 대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고영표의 한 경기 11탈삼진은 개인 최다 타이기록이다. 고영표는 2018년 5월 24일 광주 KIA전, 2021년 10월 28일 수원 NC전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11K' 경기를 했다.
불펜 싸움에서 앞선 KIA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KIA 선수들은 상대 투수 고영표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결승 홈런을 때린 KIA 최원준은 "그동안 (고)영표형 공을 많이 쳤고 보기도 많이 했는데 오늘은 정말 어려웠다. 오타니가 와도 못 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했다.
그는 "야구하면서 이런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공이었다"면서 "공이 사라져 버려서 도저히 맞지 않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KT를 꽁꽁 묶은 KIA 선발 네일도 "내가 그랬듯 상대 투수 역시 정말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이 느껴졌다"고 했다.
지난해 부상과 ABS 존 적응 등의 문제로 6승8패 평균자책점 4.95로 다소 저조한 성적을 냈던 고영표는, 올 시즌 다시 날아오를 채비다.
그는 이날까지 4경기에서 승리는 한 번뿐이지만, 평균자책점은 2.28까지 낮췄다.
첫 등판이던 3월 25일 두산전에서 4⅔이닝 3실점을 기록한 이래 6이닝 2실점(3월 30일 롯데전), 7이닝 1실점(4월 8일 NC전)에 이날 경기까지, 실점은 점점 줄고 탈삼진은 늘어나는 추세다.
한때 리그를 호령했던 체인지업이 다시 춤을 추며 고영표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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