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시즌 초반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던 KIA 타이거즈 최원준(28)이 천금 같은 홈런포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중요한 한방이었다.
최원준은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7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1홈런)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최원준의 단 한 개뿐인 안타는 홈런, 그것도 결승포였다. KIA의 제임스 네일, KT의 고영표가 각각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친 가운데, 0의 균형을 깬 홈런포가 최원준의 손에서 나왔다.
KT 고영표의 정확한 제구에 고전하던 최원준은 7회 선두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원상현을 상대했다. 최원준은 공격적으로 나섰고, 초구부터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원상현의 초구는 시속 148㎞의 빠른 직구가 들어왔지만, 몸쪽 높은 코스의 공이 최원준의 배트 중심에 제대로 걸렸다. 쭉쭉 뻗어 나간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이 됐다.
이 홈런은 최원준의 올 시즌 두 번째 아치였다. 지난달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뽑아냈던 최원준은 21일의 기다림 끝에 2호 홈런을 때렸다.
KIA는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1-0 승리를 완성했다. 양 팀 합쳐 나온 유일한 득점이 최원준의 홈런포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원준은 시즌 타율 0.211의 부진에 빠졌다. 3월까지 0.286로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4월 들어 0.138의 빈타에 허덕였다.
지난 시즌 0.292의 타율에 9홈런 56타점 21도루로 활약했던 최원준의 부진은 KIA엔 뼈아팠다. 가뜩이나 김도영, 김선빈 등 주전 타자들의 연쇄 부상이 나왔기에 '상수'로 여겨졌던 최원준의 슬럼프가 아쉬운 부분이었다.
1-2번 테이블 세터 후보 중 하나였던 최원준이기에 더욱 그랬다.
경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박찬호의 1번 기용에 대해 "현시점에선 1번타자에 두고 출루해 줄 수 있는 선수가 마땅치 않다"면서 "최원준도 썩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1번타자로 나선 박찬호는 첫 타석 볼넷을 제외하곤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번 오선우가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앞 타순 박찬호가 함께 '밥상'을 차려주지 못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단 한 개의 안타였지만 최원준의 홈런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게 했다. 오랜만에 '손맛'을 보고 팀의 승리까지 이끈 최원준의 반등을 기대하게 할 만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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