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손흥민도 당했다 '계란 테러'…"위험하진 않지만 극도의 불쾌감"

백혜련 사건으로 돌아본 '날계란 테러史'…정치·연예·스포츠 불문
경찰, 재발 방지 위해 헌재 일대 차벽 설치…폭행 혐의 기소 가능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서 계란을 얼굴에 맞은 후 윤석열 지지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서 계란을 얼굴에 맞은 후 윤석열 지지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집회 시위가 격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한 '계란 테러'가 발생해 경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을 향해 날계란을 던진 용의자를 추적하기 위해 즉각 전담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신속·엄정하게 수사하겠단 방침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치인이나 연예·스포츠 등 유명 인사들을 향한 날계란 투척 사고는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1999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출국을 앞두고 김포국제공항에서 빨간 페인트가 들어간 날달걀에 맞아 만신창이가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2년 11월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시절 서울 여의도의 농민대회에서 봉변을 당했다. 2018년 러시아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도 예외는 아니었다.

본문 이미지 - 110억원대의 뇌물수수, 다스 관련 350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량이 2018년 3월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로 들어서던 중 계란세례를 맞고 있는 모습. 2018.3.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110억원대의 뇌물수수, 다스 관련 350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량이 2018년 3월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로 들어서던 중 계란세례를 맞고 있는 모습. 2018.3.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본문 이미지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1년 3월 강원 춘천 중앙시장에서 민생탐방을 하는 중 춘천 중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에 반대하는 단체인 중도유적지킴이본부 회원 2명으로부터 계란을 맞는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강원도민일보 제공) 2021.03.05/뉴스1 ⓒ News1 김정호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1년 3월 강원 춘천 중앙시장에서 민생탐방을 하는 중 춘천 중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에 반대하는 단체인 중도유적지킴이본부 회원 2명으로부터 계란을 맞는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강원도민일보 제공) 2021.03.05/뉴스1 ⓒ News1 김정호 기자
본문 이미지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21년 12월13일 오전 대구·경북 매타버스 민생투어의 일환으로 경북 성주군의 한 참외 농가를 방문하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이 던진 계란이 날아들자 깜짝 놀라 돌아보고 있는 모습. 사진 왼쪽 비닐하우스 외벽에 깨진 계란 자국이 보인다. 2021.12.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21년 12월13일 오전 대구·경북 매타버스 민생투어의 일환으로 경북 성주군의 한 참외 농가를 방문하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이 던진 계란이 날아들자 깜짝 놀라 돌아보고 있는 모습. 사진 왼쪽 비닐하우스 외벽에 깨진 계란 자국이 보인다. 2021.12.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본문 이미지 -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완파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18년 6월2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이 해단식 중 날아든 계란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2018.6.2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완파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18년 6월2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이 해단식 중 날아든 계란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2018.6.2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삶은 달걀 아닌 날계란이 사용되는 이유는 신체에 닿아 터지게 되면 끈적한 내용물이 흘러내리면서 비린내와 함께 피해자에게 극도의 불쾌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시각적인 효과도 크다.

자매품으론 바나나, 토마토가 있다. 전날 사건 현장에 바나나 흔적이 발견된 바 있다. 서양에서는 파이를 던지기도 한다.

다행히 날계란을 맞아도 인체에 심각한 부상이나 생명에 위협이 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날계란이 뼈보다 훨씬 약하기 때문에 맞은 사람이 다칠 가능성은 거의 상상하기 어렵다"며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계란의 경우에도 섭취해야 문제가 생기지 피부에 닿았다고 해서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프랑스 정치인 고(故) 자크 들로르가 생전 1997년 4월 30일 그르노블 정치대학에서 열린 회의 중 마스트리히트 조약 반대 활동가들에게 크림 파이 공격을 받은 후 얼굴을 닦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프랑스 정치인 고(故) 자크 들로르가 생전 1997년 4월 30일 그르노블 정치대학에서 열린 회의 중 마스트리히트 조약 반대 활동가들에게 크림 파이 공격을 받은 후 얼굴을 닦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통상 투척자에게는 상해나 폭행 혐의가 적용되고 있다. 경찰은 백 의원을 공격한 용의자가 계란 외에 바나나 여러 개를 던진 것으로 파악하고 폭행 혐의 등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창원지법은 NC다이노스 프로야구단 야구장 신축 장소 마산 이전을 발표한 안상수 당시 창원시장에게 날계란 2알을 던져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일 당시 시의원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치인인 것을 제외하더라도 "정치적 의사표시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는 폭력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매우 경미하다"며 "범행 방법이 위험하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 등은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됐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헌재 주변 경비를 더욱 강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백 의원에게 날계란을) 투척한 지점으로 추정되는 헌재 건너편 구간에 차 벽을 세우고 헌재 정문 좌측도 버스로 차단한 상태"라며 이는 탄핵 선고 이후까지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문 이미지 - 경남 창원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해구 출신 김성일 시의원이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새 야구장 입지변경에 항의하며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계란을 던지고 있다. <김승권기자/ 경남신문/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 News1 이종덕 기자
경남 창원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해구 출신 김성일 시의원이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새 야구장 입지변경에 항의하며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계란을 던지고 있다. <김승권기자/ 경남신문/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 News1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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