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유수연 기자
"저는 원래 종교가 없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신앙과 개혁적인 모습을 보고 천주교에 입문했어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가시는 길을 기도하러 왔다"는 차성용 씨(26·남)는 22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뉴스1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차 씨는 생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포근한 옆집 할아버지'처럼 바티칸 광장에서 얼굴에 종기가 가득한 환자를 안아주었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감명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중구 명동성당 지하성당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하기 위한 공식 분향소가 차려졌다. 비가 오는데도 추모하러 명당성동을 찾은 일반인 조문객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 성당 건물을 반 바퀴쯤 감을 정도였다.
대기줄에는 검은 정장을 맞춰 입고 오거나 묵주알을 돌리며 기도하는 신자들이 눈에 띄었다. 조문객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세례명이 '바오르'라는 70대 차 모 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복되셨다고 해서 마음을 놓았는데 의아하다"면서도 "전에 방한하셨을 때 명동성당에서 뵀는데 온화한 미소가 마음에 남았다"고 말했다.
홍제동에서 왔다는 정계순 씨(71·여)는 "선종 소식을 듣고 울었다"며 "항상 사랑과 화합을 말씀하시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애를 많이 쓰셔서 존경하던 분이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울먹였다.

세례명이 '안나'라는 60대 여성 장 모 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정의롭고 따뜻한 참그리스도인이었다"며 "그동안 잘 살고 가셨기 때문에 하느님 안에서 포근하게 사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에서 온 이영만 씨(66·남)는 "(선종 소식에) 가슴에 뭔가 내려앉는 느낌이었다"면서 "인간다운 분이셨는데 고생을 많이 하신 만큼 편안하게 하느님 곁에 머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오전 7시 35분 8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렴 증세로 한 달여간 병원 신세를 지다가 지난달 23일 퇴원했다. 이후 활동을 재개했다가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혼수 상태에 빠지면서 선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의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부터 12년간 재위하며 보수적인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4년 우리나라에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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