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기 적대세력에 희생된 종교인 600명 모두 진실규명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직권조사로 6·25한국전쟁 시기 적대세력에 희생된 종교인 600명이 모두 진실 규명됐다.

진실화해위는 15일 오후 105차 위원회를 열고 서울·경기·강원지역 기독교·대종교 희생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면서 종교인 희생사건 직권조사를 마무리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직권조사를 통해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자 명부와 종교계 기록 등을 검토해 총 600명 종교인을 희생자로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

종교인 집단희생 사건은 인민군 후퇴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는데 민족지도자나 지식인, 지역 유지 또는 우익 인사라는 이유로 적대세력에게 개별 혹은 집단으로 희생됐다.

이번 직권조사로 진실규명된 희생자 600명 가운데 △기독교인 533명 △천주교인 64명 △대종교인 3명으로 나타났다. 직권조사와 별도로 1·2기 진실화해위에 사건을 신청해 약 300명의 종교인도 진실규명됐다.

진실화해위는 이 가운데 대부분이 기독교인이고, 불교와 유교 등 다른 종교인은 희생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신청사건 외에 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은 전라도 지역으로, 기독교와 천주교 희생자 337명이 진실규명됐다. 그 중에서도 전남 영광 염산교회 희생자가 77명으로 단일 교회 단위로는 가장 많았다. 이 중 희생 기록과 참고인 진술로 확인된 기독교인 54명이 진실규명됐다.

염산교회 교인들은 1950년 9월 말 수복 시기에 국군 환영대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아이부터 노인까지 지방 좌익에 의해 돌과 새끼줄에 묶여 바다에 수장됐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기독교인 125명과 천주교인 20명이 진실규명됐고 경상도 지역에서는 기독교인 12명이 희생자로 진실규명됐다. 서울·경기·강원지역에서는 기독교인 92명과 천주교인 11명, 대종교인 3명이 진실규명됐고 이 가운데 납북 피해자가 82명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종교 희생자 3명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민족운동에 헌신해 건국훈장을 수훈한 국가유공자인 명제세·안재홍·정인보 선생으로 한국전쟁기 적대세력에 의해 납북됐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피해 회복을 위한 입법을 촉구하는 한편, 북한 정권의 사과 촉구,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조치를 권고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