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산불 이재민에게 구호품을 보낸다는 명목하에 착불 택배로 쓰레기를 보낸 사람들이 이재민을 두 번 울렸다.
8일 TBC는 청송 국민체육센터에 들어온 기부 물품 중 쓰레기와 같은 물건들을 보고 울분을 터뜨리는 이재민들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산불 이후 쏟아진 기부 물품에는 이재민에게 꼭 필요한 물품들도 많았지만, 차마 사용하기 힘든 물품들도 일부 섞여 있었다.
그중에는 낡아 해지거나 보풀이 펴있는 옷과 먼지가 가득 묻은 이불도 있었고, 까만 기름때로 가득한 국자와 코팅이 벗겨져 사용할 수 없는 프라이팬 등도 있었다.
청송군 주민 A 씨는 "쓰레기 모아서 뭐 합니까? 한 가지라도 입을 수 있는 것을 주면 좋겠다는 거지"라며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주민 B 씨도 "헌 구두, 헌 옷 받는 게…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도와주는 마음은 좋은데"라며 씁쓸해했다.

또 청송군의 한 비영리단체 앞으로는 헌 옷 상자들이 착불로 배송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해당 단체 관계자는 "쓰레기로 버리는 것들을 보내줬다. 진짜 눈물 나고 속이 상한다. 전부 다 착불로 보내서 착불 비용이 우리 기관에서만 70만 원 넘는 돈이 나왔다"며 기가 막힌 심정을 토로했다.
경북 북부지역 산불 이후 청송군으로 모인 구호품 가운데 지금까지 못 쓰고 버려진 양은 무려 11톤으로, 청송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 대피소 사정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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