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유진 장성희 기자 = 고려대와 연세대,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대의 복귀 데드라인이 임박한 가운데 의대생들의 막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오전까지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대학들이 미등록 시 제적과 재입학 불가라는 초강경 카드까지 꺼내 들자 강경하게 휴학 방침을 고수하던 의대생들의 '단일대오'에도 조금씩 균열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와 연세대, 경북대, 차의대는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가장 먼저 의대생 복귀 시한이 이날로 마감된다.
고려대 의대는 이날 오후 4시까지 반드시 등록을 마쳐야 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26일 오후 4시까지 복학원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두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않을 시엔 제적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의대 24학번 A 씨는 "확실히 이전과 달리 동기들 사이에서 등록은 해놔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오후 4시까지 분위기를 지켜보며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으로부터 24학번은 '제적 시 재입학 절대 불가'라는 최후통첩을 받은 연세대 의대생 일부도 불안감을 나타냈다.
연세대는 전날 '24학번 학생 대상 긴급 안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24학번의 경우 제적 시 재입학이 절대 불가능하므로, 등록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경고했다.
대학의 경고 이후 연세대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 주최의 의대생 간담회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연세대 의대생 B 씨는 "미등록 휴학해서 제적당하면 책임은 누가 지냐"며 "실제로 학교에선 재입학 기준까지 마련해 놨는데 제적 안 당하리란 보장이 어딨나. 불안해서 밤새 한숨도 못 잤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연세대 의대생 C 씨는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둔 어제 간담회에서조차 (제적 시) 현실적인 법적 대응 내용은 단 하나도 없었다"며 "진료는커녕 의사 면허도 없는 대학생이 필의패(필수의료패키지)의 문제점을 운운하며 꼭 막아야 한다고 필사 투쟁하는 것은 과연 무슨 의미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미등록 제적의 위험까지 감수하며 투쟁에 나서는가"라며 "누구도 선택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선택에 대한 책임도 본인 스스로가 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대생들의 동요가 감지되는 가운데 여전히 다수 의대생은 강경 휴학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대학이 단체 제적시킬 수 있는 명분이 없다며, 오히려 '단일대오'를 유지해야만 의대생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의대생 D 씨는 "제적 리스크를 줄이고 행동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단일대오"라며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학생 복귀 움직임이 미미해지자, 경북대는 이날 오전 11시 예과생을 대상으로 의대 본관에서 긴급 간담회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 의대 복귀 마감 시한은 이날 자정까지로, 대학은 제적 시 재입학이 불가한 24학번을 특정해 막판 복귀 설득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 의대생 E 씨는 "간담회를 긴급하게 한 시간 전에 공지할 정도면 그만큼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며 "뭉치면 산다.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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