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한샘 이세현 노선웅 김기성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형사재판 첫 정식 공판에서 총 93분간 직접 발언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오전 재판에서 42분간 직접 의견을 밝혔던 윤 전 대통령은 오후 재판에서도 40분간 비상계엄의 정당성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12·3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대국민 메시지를 위한 계엄이었다며 이른바 '계몽령'을 또다시 들고 나왔다.
재판부가 몇 번 중재에 나섰으나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나 변호인 말을 끊고 주장을 이어가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며 10여 분의 발언 시간을 추가했다.
윤 전 대통령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판에서 총 83분간 직접 발언을 통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실시에 대한 판단은 대통령이 전권을 갖는다"며 "대통령은 어느 장관이나 일반 국민보다도 수백 배, 수천 배 외교·안보·국정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판단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걸 통제하려면 국회가 사법 통제로서 계엄 해제 결의를 했을 때 대통령이 그걸 즉각 수용해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라며 "계엄을 선포하게 되면 그게 전부 내란이란 말이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을 방송으로 전 국민, 전 세계에 공고해 놓고 국회가 이제 그만두라 해서 당장 그만두는 그런 몇 시간짜리 내란이란 게 도대체 인류 역사상 있는 건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 지시나 계엄군의 선거관리위원회 진입 등 다른 쟁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의 통화에 대해 "국정원에다 지시할 일이 있으면 기관장인 (국정)원장을 통해 하지, 1·2·3차장과는 통화하는 법이 없다"며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서 (조태용) 국정원장이 국내에 없는 줄 알고 일단 국정원 1차장한테 전화 연결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첩사를 좀 도와줘라', '간첩 수사 잘할 수 있게 도와줘라'라는 얘기는 1차장의 관할 사무가 아니지만 (홍 전 차장과 방첩사령관이) 육사 선·후배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 것"이라며 "홍 전 차장에게 '누구를 체포하라' 또는 '방첩 사령관을 통해 누구를 체포하라'고 얘기했다는 건 전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계엄군 진입이 영장주의에 위반되는 수사도 아니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수사관이 들어갔다고 하면 이건 수사고 뭐고, 영장주의를 운운할 수 있겠지만 이건 기본적으로 서버와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라고 들여보낸 것"이라며 "이건 엄연히 수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계엄포고령은 현실적 조치가 아닌 하나의 규범"이라고 주장했다. 또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에 투입된 경찰력만으로 봉쇄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난센스'라고도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저 역시도 26년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참 치열하게 공직 생활을 해왔다"며 "제가 공소장, 또 구속됐을 때의 영장을 보니까 26년간 정말 많은 사람을 구속하고 기소한 저로서도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뭐를 주장하는 건지 이게 왜 어떤 로직에 의해 내란죄가 된단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며 수사기관을 비판했다.

'의원 끌어내라' 지시와 관련한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제1특전대대장의 증언에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 측 증인신문 도중 끼어들어 "제가 그 질문을 헌재에서 본 거 같은데 반대신문을 제가 할 건 아닌데 그 증인이 오늘 나와야 했는지, 그렇게 급했는지, 순서에 대해서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검찰이 핵심 증인으로 신청한 38명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군 지휘관들, 경감급 지휘관들은 증인으로 내세울 필요도 없는 사람들 아니겠냐"라며 "예를 들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경우 헌재 심리를 통해 오염된 증거고 통화 내용도 터져 나왔는데 이런 얘기를 과연 전 대통령의, 아니 현직 대통령에 대한 내란 사건 증인으로 바로 쓸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추인(국회) 쪽에 유리한 증인이라고 하면 각 수사기관이 쇼핑하듯이 피의자에 대한 핵심 증언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10번쯤 (불려)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라면서 "저 말고 다른 피고인들도 참 방어권 행사하기 대단히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검찰 공소장에 대해서는 "입증 책임이 검찰에 있으니 주도해서 하는 걸 부정하는 게 아니라 이건 너무 난삽하다"면서 "도대체 어떻게 제대로 된 재판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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