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부동산 거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공인중개사 시장 전반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신규 개업자 수는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2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사 수는 924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3월 개업자 수가 1000명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3월은 봄철 이사 철을 노리고 신규 개업에 나서는 공인중개사들이 많아지는 시기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한파가 계속되면서 시장에 뛰어드는 공인중개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1~3월 누적 기준으로도 2720명의 공인중개사만이 개업에 나서며 최초로 3000명 선이 붕괴했다. 매년 1~3월 4000명 이상의 공인중개사가 개업에 나섰지만, 지난해(3837명) 처음으로 4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개업보다 폐업이 많아지며 자연스레 전체 개업 중개사 수도 감소세다. 지난달 기준 전체 개업 중개사 수는 11만 1613명으로, 2023년 2월 이후 25개월 연속 매달 줄고 있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도 15만 4669명에 그치며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 응시자 수가 20만 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공인중개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거래 시장의 불황이다. 실제 지난해 부동산 거래량은 총 100만 6019건으로, 전년(110만 2854건) 대비 8.8% 줄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공개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고금리와 대출 규제가 여전한 데다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전반적인 거래 자체가 줄었다"며 "임대차 시장도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개업에 나서는 중개사들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이 상가에 있는 부동산 숫자보다 거래량이 적은 수준"이라며 "이 말은 곧 어떤 부동산은 한 달 내내 단 한 건의 계약도 못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폐업을 결심해도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해 자리를 지키는 공인중개사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472명의 중개사가 폐업했지만 올해는 1월 852명 2월 956명 3월 1028명 수준에 그쳤다.
협회 관계자는 "사무실이 나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버티는 분들도 많다"며 "대출, 세제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지만, 어느 하나만 고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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