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주현 오현주 기자 =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여파로 해당 규제에서 자유로운 ‘보류지’ 물건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조합도 4년 만에 보류지 재매각에 나섰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7단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이날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동구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 보류지 3가구에 대한 매각을 추진한다.
보류지는 조합 측이 소송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을 뜻한다. 보류지는 거래허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위치해 최근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보류지 물건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이번 매각에 나서는 보류지는 면적별로 △전용 59㎡ 2가구 △전용 122㎡ 1가구이다. 최저입찰가는 전용 59㎡ 12억 6000만 원, 전용 122㎡ 가구는 20억 500만 원이다.
이미 조합에서 분양 이후 보류지 매각에 여러 차례 나섰으나, 7차례나 유찰되며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 2022년 1월 7차 매각 시도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매각 시도는 없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의 반사이익으로 보류지 매물의 인기가 높아지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몇몇 아파트 조합들은 보류지 매물에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을 매기며 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 현재 매각 입찰이 진행 중인 서초구 '메이플자이' 보류지 29가구 모두 실거래가 보다 높은 액수의 최저입찰가가 매겨졌다. 전용 59㎡의 최저입찰가는 35억 원으로 이는 기존 매매 신고가(32억 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전용 84㎡ 1가구의 최저입찰가는 45억 원에 달한다.
인근의 청담르엘(28가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6가구) 또한 보류지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주공7단지아파트 조합 또한 최근의 보류지 열풍을 의식해 3년 만에 보류지 재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저입찰가가 해당 물건의 경우 최근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없어 매각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보류지 물건은 낙찰과 동시에 낙찰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내야하고, 중도금 및 잔금 일정도 촉박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59㎡의 경우 같은 조건의 매물이 지난달 15일 보류지 최저입찰가와 동일한 12억 6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또 강동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해당하지 않아 규제의 반사이익이 크지 않다. 여기에 해당 보류지 3가구 모두 현재 전세 세입자가 살고 있어 빠른 시일 내 입주도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해당 보류지 물건들에 대한 유찰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조합장 출신의 업계 관계자는 "시세랑 비슷한 가격이라 냉정하게 3가구 모두 매각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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