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서초구 우면산 자락에 있는 판자촌 성뒤마을에 계획했던 토지임대부(건물만 분양) 물량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신혼부부 장기 전세 '미리 내 집'으로 대체 공급될 전망이다.
24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성뒤마을 공공주택지구(A1) 사업에 계획한 토지임대부 100가구를 '미리 내 집'으로 변경 검토 중이다.
방배동 565-2 일대에 위치한 성뒤마을은 1960∼70년대 강남개발로 생긴 이주민이 정착해 생긴 마을이다. 2019년 안에 보상 절차를 끝내고 2020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보상 절차 때문에 사업이 지연돼 왔다.
SH공사는 지난해 건축설계 공모를 거쳐 '가드닝 시티'로 당선작을 선정하고 900가구 주택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중 100가구를 토지임대부로 계획했는데, 새로운 SH공사 사장 취임 후 '미리 내 집'으로 변경 검토에 들어갔다.
SH공사 관계자는 "성뒤마을 토지임대부 물량을 '미리 내 집'으로 변경 검토하고 있다"며 "100가구를 모두 바꿀지, 일부만 바꿀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분양 시점은 아직 미정으로, 연내 사업 계획 승인 후 착공 예정이었으나 공급 계획이 바뀌면 다소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토지임대부는 김헌동 전 사장 재임 시절 중점 추진한 주택 유형으로, 땅은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 아파트'로 불렸다.
토지임대부 분양 주택이 확정된 곳은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 1·2차와 강서구 마곡지구 10-2단지, 16단지로 총 2360가구 규모다. 이 중 1956가구는 2022~2023년 사전 예약을 마쳤고, 나머지 404가구에 대해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본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 30~60% 수준으로 저렴하지만, 매달 월세처럼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하는 점 등이 한계로 인식됐다. 2023년 2월 사전 예약을 진행한 고덕강일3단지의 경우 본청약 시점 추정 가격은 약 3억 5500만 원, 토지 임대료는 월 40만 원(추정)이다.
김 전 사장은 토지임대부 공급 물량으로 약 9000가구를 잡았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미리 내 집'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미리 내 집'은 서울시의 신혼부부 주거지원 정책으로, 시세의 70~80% 수준의 전세금으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황상하 SH공사 사장은 이달 11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서울시의 저출생 정책인 '미리 내 집'에 집중할 것"이라며 "토지임대부 주택도 계획 변경이 가능한 곳은 '미리 내 집'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구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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