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올해 상반기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핵심으로 꼽히는 '잠실 우성 아파트'와 '개포주공 6·7단지'를 둘러싼 시공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028260)과 현대건설(000720)이 맞붙었던 한남 4구역 수주전 이후 대형 시공사 간 추가 빅매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우성 1·2·3차 단지와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는 각각 3월 4일, 3월 12일까지 시공사를 모집한다.
1조 7000억원 규모의 잠실 우성 1·2·3차 재건축에서는 '업계 1위' 삼성물산과 '6위' GS건설(006360)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부터 단지 인근 버스 정류장에 래미안 브랜드 광고를 게재하며 사실상 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잠실과 성수 일대를 주요 전략지로 삼고 있는 GS건설의 참여도 유력하다고 본다. GS건설은 지난해 1차 입찰에서도 단독 참여했다.
양측이 경쟁을 펼친다면,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사업 이후 10년 만에 2파전을 벌이는 셈이다.
잠실 우성 1·2·3차 재건축 사업은 잠실동 12만 354㎡ 면적에 지하 4층~지상 49층, 아파트 286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단지는 잠실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 중에서 입지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 2·9호선 종합 운동장역에서 도보 2분 거리인 역세권인 데다 탄천 다리로 건너면 강남 삼성, 대치동과 연결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1차 입찰은 GS건설 혼자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조합은 3.3㎡(평)당 공사비를 기존 880만 원에서 920만 원으로 올리고, 전체 공사비를 1조 6198억 원에서 1조 6934억 원으로 높여 지난해 12월 말 재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책임 준공 확약서 조건도 일부 완화됐다.
개포주공 6·7 단지 재건축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재대결이 유력하다. 한남 4구역에서 맞붙었던 두 기업이 다시 빅매치를 벌이는 셈이다.
단지에서는 개포동 11만 6682㎡ 면적에 지하 5층~지상 35층, 2698 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공사비는 1조 5139억 원 규모다. 단지는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하고 대모산과 양재천과도 가까워 강남권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업계는 개포주공과 잠실우성에서 이기는 시공사가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3구역의 주도권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압구정 3구역'은 현대 1~7차, 현대 10·13·14차, 대림빌라트를 재건축해 최고 70층 높이의 5175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6조 원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는 수주 실적이 곧 브랜드 경쟁력"이라며 "개포와 잠실에서의 승리한 건설사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서초구 잠원동 알짜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신반포4차 아파트는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조합은 5일 마감한 1차 시공사 입찰에서 삼성물산만 참여해 유찰된 뒤 재공고를 냈다.
하지만 17일 현장 설명회에서 삼성물산 혼자 참여하자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17일 삼성물산에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 통보 공문을 보냈다. 삼성물산이 신반포 4차에 오랜기간 공들인 만큼, 건설사들이 경쟁을 펼치는 게 승산이 없다고 보고, 경쟁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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